공항 확장공사 및 목격자 등 확보 어려워
3일 지역 주민 대상 설명회 가져

   
 
  ▲ 정뜨르 비행장 4·3유해 발굴 착수에 앞서 3일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조성익 기자>  
 
제주4·3당시 최대 집단 학살·매장터로 알려진 옛 정뜨르 비행장(현 제주국제공항)에 대한 희생자 유해발굴사업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학살·매장터를 중심으로 제주국제공항 확장 공사가 진행중이고, 5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당시 내용을 알고 있는 목격자와 유가족 등의 진술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제주4·3연구소와 제주대는 3일 용담 레프츠 공원 일원에서 인근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4·3 희생자 유해발굴사업의 목적과 진행상황과 향후 진행방향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유해발굴 사업에 대한 주민공감대 형성을 목적으로 진행된 이날 설명회에서 오석만 연구원은 “옛 정뜨르 비행장 학살터가 현재 제주국제공항 확장 공사가 이뤄져 당시 지표보다 10∼15m 더 높아진 상태”라며 “이 과정에서 유해의 암매장 상태가 교란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공항시설이 국가보안상 중요 시설이라는 점에서 출입통제가 심해 발굴 과정에서 어려움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찬식 연구책임자도 “4·3희생자 유해발굴에서 가장 힘든 부분이 관련 정보 수집”이라며 “시간이 많이 흘러 당시 목격자와 유가족의 증언을 확보하기가 어렵지만 유해발굴 지역에서 토목공사를 담당했던 관계자 등을 찾아 지속적인 정보수집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4·3연구소 등은 또 “작업 특성상 먼지와 소음 발생이 우려된다”며 “작업시간 조정과 사업현장에 대한 관리 강화로 주민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옛 정뜨르 비행장으로 사용됐던 제주국제공항은 1949년 제2차 군법회의 사형수 249명과 한국전쟁 발발 직후 예비검속 희생자 등 모두 800여명의 도민들이 군경에 의해 학살, 암매장된 곳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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