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꿈을 향해 달려요”
‘어울림터’에서 자신만의 미래설계
편견 떨치는 비장애인 인식 전환 절실

   
 
  ▲ 장애인들이 어울림터에서 잠재능력을 키우며 저마다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김경필 기자>  
 
정신지체 장애를 겪고 있는 손정수씨(25·여). 그의 얼굴에는 늘 밝은 미소가 떠날 줄 모른다. 미래에 펼칠 소중한 꿈을 간직한 그이기 때문이다.

서귀포시 토평동에 위치한 사회복지법인 춘강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어울림터는 손씨가 매일 아침마다 찾는 곳이다.

어울림터 내에서도 유난히 표정이 밝은 손씨. 양초 제작 등 매일 반복되는 프로그램에 지루할 법도 하지만 그의 얼굴에선 그늘을 찾아볼 수 없다.

자신의 꿈을 펼칠 그날을 위해 하루하루가 소중하다는 손씨는 “훗날 나만의 직업을 찾아 당당한 인생을 만들겠다”며 구슬땀을 흘린다.

이처럼 어울림터에서 자신만의 미래를 설계하는 인원은 30여명에 이른다.

모두가 정신지체와 신체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중증장애인이지만 직업재활을 위한 열정은 누구 못지 않게 뜨겁다.

지난 2002년 개원한 어울림터는 장애인들의 잠재력을 개발, 사회의 생산적 구성원으로 적응시켜나가고자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운영하고 있다.

버려진 양초를 모아 재활용, 도내 사찰 150여곳과 불교 용품 전문점 등에 천연 허브향을 첨가한 특수양초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어울림터는 장애인들에게 양초 제작 기초교육을 실시하고, 양초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장애인들에게 지급하는 등 직업재활 의지를 고취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 2005년부터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영천된장’은 입소문을 통해 주문이 쇄도, 연간 수천만원의 판매수익을 올릴 정도다.

도 전역을 돌며 4년간 수집한 제주고유의 항아리에서 숙성시킨 영천된장은 돈내코에서 나오는 1급수인 영천수만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

게다가 서각 프로그램도 장애인들의 재활의지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3여년간 서각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는 김학진씨(44)는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한 서각에 매력을 느끼게 됐다”며 “정서적으로도 안정되고 예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생활의 활력도 얻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직 전시회 참가 경험이 2회에 불과하지만 전문 서각인으로 나서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며 자신감을 밝혔다.

중증장애를 겪는 이들에게 평범한 사회인으로 산다는 게 결코 쉽지 않은 현실 속에서 이들은 백지 위에 소중한 꿈을 그려내고 있다.

조인석 어울림터 원장은 “단순히 장애인을 보호하는 시설이 아니라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기 위한 프로그램을 선정, 운영하고 있다”며 “장애를 딛고 당당히 취업해 살아가는 이들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 원장은 “아직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심해 취업하더라도 적응하지 못하고 되돌아오는 경우도 적지않다”며 “편견의 굴레를 떨쳐버리는 사회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어울림터는 올해 정신지체 장애를 겪는 성인 10여명을 대상으로 직업 및 자립능력 향상을 위한 ‘혼디모영 행복한 세상’ 프로그램을 추가 개설, 운영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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