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인 원정 경기를 치르고 돌아온지 50시간만에 나선 그라운드. 피로도는 높았고, 집중력은 떨어졌다. 그러나 시리아를 꺾고 베이징올림픽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겠다는 집념과 투지는 그 어느때보다 강했고, 결국 승리는 태극전사들의 것이었다.

‘박성화호’가 거침없는 3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6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12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시리아와의 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B조 3차전에서 전반 9분만에 터진 김승용의 헤딩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우즈베키스탄(2-1), 바레인(1-0)전 승리에 이은 3연승으로 승점 9점을 챙긴 올림픽호는 이로써 B조 선두를 굳게 지키며 조 1위에게만 돌아가는 베이징올림픽 본선 티켓 확보에 성큼 다가섰다. 올림픽대표팀은 다음달 17일 시리아와 최종예선 4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역대 올림픽 본선 진출이 1980년 모스크바 대회 단 한차례였다는 빈약한 성적에서 알 수 있듯이 시리아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의 팀이었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이 최종예선 2차전 바레인 원정 경기를 치르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지 50시간만에 그라운드에 다시 섰다는 점, 그리고 B조 최하위(1무1패)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시리아가 총력전으로 나설 것이라는 점에서 결코 안심할 수 없었다.

“바레인전 보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겠다”던 박성화 감독은 신영록을 최전방 공격수로, 김승용을 쉐도우 스트라이커로 세우는 4-2-3-1 전술을 들고 나왔다. 경고누적으로 바레인전에 결장한 이근호는 왼쪽 날개로, 이상호는 오른쪽 날개로 포진시켜 경기 초반부터 시리아를 매섭게 몰아붙였다.

전반 8분, 이근호의 헤딩슛이 왼쪽 골포스트를 벗어난데 대한 아쉬움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전반 9분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작성하겠다”고 호언장담했던 김승용이 백지훈의 크로스를 받아 페널티 박스 중앙에서 헤딩슛으로 골망을 출렁인 것. 올림픽대표팀 승선 이후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이자 첫 골이었다.

[BestNocut_L]선제골로 탄력받은 김승용은 이후에도 올림픽호의 공격을 주도했다. 전반 29분, 프리킥 찬스에서 기습적인 중거리슛을 날려 시리아 골키퍼 알리알 호라미를 위협했고, 전반 32분에는 센터 서클부터 질풍같은 드리블로 수비수를 따돌린 뒤 강력한 슈팅을 날리기도 했다.

그러나 선제골 성공 후 김승용을 비롯해 선수들은 높은 피로도로 인한 집중력 저하를 보이며 수차례의 유효 슈팅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추가골을 뽑아내지 못했다.

시리아는 간판 공격수 모하나드 알이브라힘이 공격을 주도, 간간이 기습적인 슈팅을 날렸으나 골키퍼 송유걸의 선방에 막히며 반격에 실패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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