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제주를 강타한 태풍 '나리'로 인해 도내 전가구수의 26만4000여가구 가운데 70%가 넘는 18만1646가구가 정전피해를 당했다. 하지만 한전은 악기상과 인력·장비 부족 등으로 인해 복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태풍 '나비'는 순간 초속 50㎧가 넘는 강풍이 불고 500㎜가 넘는 폭우로 인해 제주전역에서 송전시설 1214곳(전신주 쓰러짐 또는 기울어짐 674곳·전선피해 540곳)이 파손 또는 고장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제주지역 대부분 지역에서 정전피해가 발생했으나 태풍의 영향으로 오후 4시까지 강한 바람이 불어 한전은 복구작업에 나서지 못했다.

더구나 한전은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오후 4시부터 직원 318명과 전기업체 직원 370명등 688명과 장비 200여대를 복구에 투입시켰으나 제주 전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송전시설 파손·고장사고가 발생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로 인해 제주지역 상당수 가구들이 밤이 되도록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어둠속에서 불편을 겪었고, TV나 라디오 시청과 청취가 불가능해 태풍 진행상황 등의 정보을 얻지 못해 불안에 떨어야 했다.

한전은 태풍 '나리' 피해에 따른 통제상황실을 운영해 정전피해 발생 24시간동안 99%의 복구를 완료했다. 하지만 612가구는 도로 유실 등으로 차량을 진입하지 못하면서 16일 정오가 되도록 복구를 하지 못했고, 이날 오후에도 제주시 해안동과 조천지역 196가구에 전기가 들어오지 못했다.

이번 정전피해의 원인은 발전소의 전기생산과정에서 문제가 아닌 송전시설 고장·파손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앞으로 대책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제주지역에 설치된 전신주는 40~45㎧의 바람세기를 견디도록 설계됐지만 강풍을 견디지 못해 전신주가 부러지는 피해가 적지 않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 강한 바람으로 전선이 심하게 흔드리면서 전신주를 기울게 하거나 폭우로 인한 지반 유실, 쓰러진 나무와 충돌 등으로 전신주가 쓰러지거나 기울어지는 사고가 속출했다.

한전 관계자는 "여러 차례 태풍 피해를 겪으면서 이와 비슷한 상황 대처하는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며 "이번 태풍 '나리'로 발생한 문제를 파악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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