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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이슈] 전환점 맞은 문화재 발굴
고고학 활성화·전문가 양성 기대
문화재연구소 인력없어 사실상 '폐업'
탐라매장문화재연구원으로 인력 집결
현순실 기자
입력 2007-09-18 (화) 10:43:52 | 승인 2007-09-18 (화) 10:43:52

 제주지역 매장문화재 발굴현장에 기상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지난 2001년 개소 이래 제주지역 발굴업무를 거의 독점해온 제주문화예술재단(이하 재단) 부설 문화재연구소가 발굴 인력난으로 사실상 폐업사태를 맞고 있다.

문화재연구소측은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연구원 등 최소 10명이 충원돼야 한다"면서 그러나"현재 연구소 인원구성으로는 결격사유가 되고 있어 지표조사 외에는 발굴조사 업무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번 문화재연구소의 사태는 예견됐던 결과다. 그동안 전문가, 언론 등에서 문화재연구소 발굴 인력들에 대한 처우개선과 연구소의 독립체계 전환 등을 누차 요구했으나 재단은 물론  감독기관인 제주도는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재단과 제주도는 "우이독경(牛耳讀經)식 운영으로 일관해왔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우이독경(牛耳讀經)식 운영=제주지역 발굴업무를 사실상 독점해온  제주지역 매장문화재 발굴을 통해 제주 역사를 규명하고 연구해온 재단 부설 문화재연구소가 현재 난관에 처해 있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매장문화재 발굴업무를 하기 위한 최소 10여 명의 인력이 충원돼야 하나 현재 문화재연구소 발굴 인력은 조사단장, 책임연구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발굴 인력은 동결된 상태다.

게다가 기존 문화재연구소의 발굴 인력들이 잇따라 퇴사함에 따라 문화재연구소는 매장문화재 발굴기관으로서의 위상은 바닥을 치고 있다.

문화재연구소의 이번 사태를 두고 전문가들은 재단이 문화재연구소를 운영하는 등 태생부터 잘못됐다고 입을 모았다.

문화재연구소와 전문가들은 그간 매장문화재 발굴기관은 그 기관에 맞는 운영방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누차 해왔다.

문화재연구소는 "문화재연구소의 독립법인화가 전국 추세여서 문화재연구소도 재단에서 분리, 운영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요구서를 내기도 했다.

결국 재단과 감독기관인 제주도가 문화재연구소측이나 전문가들의 요구를 철저히 무시했던 것이 '화'를 자초한 꼴이 됐다.

 '화'의 진원은 문화재연구소가 발굴인력에 대한 처우 개선과 문화재연구소의 독립체제 전환 등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재단과 제주도는 그동안 철저히 외면해온데서 비롯된다.

△생색내기용 충원, 언제까지=문화재연구소는 그간 제주지역 발굴사업을 독식하면서 연간 수 십억원의  발굴수입을 벌어들이며 재단에'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문화재연구소 업무에 균열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05년 문화재청으로부터 발굴조사보고서를 기한내에 제출하지 않아 발굴허가가 제한되면서부터다.

그 책임을 물어 문화재 연구실장이 해임됐고, 이후 연구소 발굴인력들의 퇴사가 잇따랐다.

이런 사태를 빚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재단과 연구소간의 뿌리깊은 갈등과 불신이었다. 또한 재단의 매장문화재 발굴인력에 대한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고, 감독기관인 제주도 역시 무관심으로 일관한 때문이다. 문화재연구소 발굴 인력들이 줄줄이 퇴사하는 사태에 대해 뼈저리게 통감하고 일찌감치 대처했어야 할 재단 및 제주도가 그동안 수수방관했다는 비판도 한 몫 거들고 있다

재단은 공석이던 문화재연구소장이 올해 초 임용했고, 해임됐던 연구실장도 최근 재영입 문화재 발굴업무에 시동을 걸었지만, 잇단 인력 누수 등의 근본책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문화재연구소란 바퀴가 굴러가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재단 외면에 맞선'효자'들의 반란=이런 가운데 최근 문화재연구소를 퇴사한 발굴인력들이 주축이 된 전문기관인 (재)탐라매장문화재연구원이 설립됐다. 매장문화발굴 전문기관의 설립으로 인해 제주지역 문화재 발굴업무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이들의 설립 취지는 단호하다. 탐라매장문화재연구원은 제주 고고학의 학문적 활성화, 전문 연구 인력의 배양이다. 여기에 고고학의 학문적 성과를 연구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 시민과 함께 공유하고 제주역사문화의 다양성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고 한다. 

어쨌든 재단과 제주도는 그간 재단에 효자 노릇을 해왔던 발굴 인력들이 재단의 처우 및 근무 여건 개선, 재단조직의 기형적 운영시스탬으로 인해 갈등을 빚은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이번 제주지역 매장문화재 발굴 현장의 '기상 변화'는 해당 기관의 시행착오를 비판하면서 동시에 문화재 발굴 전문인력에 대한 장기적인 육성책 마련을 촉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현순실 기자  giggy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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