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 사무적 느낌 강해 … 어떤 회담 결과 나올지 관심

 


2일 노무현 대통령의 평양 도착에 맞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영접을 나오는 예상 밖(?) 파격 행보를 연출했지만 2000년 정상회담 때의 뜨거운 열기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렇다고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의미가 떨어지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양 정상은 첫 상봉 때부터 표정상의 미묘한 온도차를 드러내 향후 회담 전망과 관련해 다양한 예상을 가능케 하고 있다.[BestNocut_R]

노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정각 평양시내 4.25 문화회관 앞 광장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 북측에서 제공한 리무진 무개차량에 동승한 채 나타났다.

노 대통령은 이미 그 이전에 평양 입구 도착 때부터 만면에 미소를 머금었고 짧지않은 공식 환영행사 동안에도 얼굴에서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반면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이 차량에서 내려 악수를 청하러 오는 동안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진 자세로 불안해 보였고 얼굴은 무표정하다 못해 딱딱한 느낌마저 전해졌다.

이 같은 모습은 환영행사 내내 이어졌고, 적어도 평양에서 전송돼 온 공동취재단의 TV화면으로는 한 번도 밝은 표정을 찾을 수 없었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당시 평양 순안공항에서 몇 차례 뜨거운 포옹을 나누거나 차량에 동승하는 등의 예우는 생략됐다.

7년 전의 파격에 비하면 '격'이 한 단계 낮아졌다고 풀이되는 대목이다.

당시에는 남북 간의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인데다 김 위원장이 자신보다 연장자인 김 전 대통령을 배려한 측면이 있지만 그 때와 비교하면 사무적인 느낌이 강하다는 것을 부인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번 회담이 양측 실무진 간의 치밀한 사전 조율 끝에 이뤄지는 것임을 감안한다면 두 정상의 표정이나 의전상의 작은 부분에까지 특별한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노 대통령이 평양으로의 출발 전 대국민 인사를 통해 "이번 정상회담은 좀 더 차분하고 실용적인 회담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객관적인 결과물을 무엇을 내놓을지가 더욱 관심이 되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대국민 인사에서 “2000년 정상회담이 남북관계의 새 길을 열었다면, 이번 회담은 그 길에 가로놓여 있는 장애물을 치우고 지체되고 있는 발걸음을 재촉하는 회담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CBS정치부 홍제표 기자 ente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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