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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열며] 누란미녀미아라 8.8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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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10-08 (월) 10:24:17 | 승인 2007-10-08 (월) 10:24:17

   
 
   
 
금년 7월5일부터 북경에서 한중수교 15주년 기념 국제미술대전이 있어서 한국회원 20여명과 같이 참가했었다.

북경에서의 한·중전은 7월 5일부터 11일까지 7일간 간이므로 오매불망 가보고 싶던 실크로드를 이 절호의 기회에 답사하기로 스케줄을 짰다.

한·중·일은 문화 정치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서로 밀접한 이웃이며 오랜 역사를 통하여 끊임없이 교류하여 왔으므로 미운정, 고운정이 유별나다고 할 수가 있다.

우리나라는 체력이 약한 탓으로 많은 핍박을 받아 미운정만 가슴에 쌓인 것이 현실이기는 하나, 이 강한 이웃을 버릴 수가 없으므로 열심히 단련하여 체력을 강화할 수 밖에 다른 해법이 없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숙명이 아닌가.

체력을 강화하지 않고 빈둥대다가 얻어 맞고 눈물만 짠대서야 되겠는가.
7월5일 전시를 오픈하고, 6일 아침비행기로 4시간 30분을 날아 우루무치에 도착하였다.

지형상으로 아세아의 중심이며 신강위그루자치구의 수도인 우루무치와, 실크로드의 요충지인 투루판과, 불교미술의 보고인 돈황을 돌아볼 계획이다.

여행 중에 보고 느낀 것이야 많지만, 여기서는 누란미녀미이라에 대한 이야기를 적고자 한다. 누란미녀미이라는 3200년 전 미아라 라고 하니 필자보다는 3150세정도 연상이고 기자(箕子)가 중국 은나라에서 우리나라고 왔다는 해보다 78년이나 앞선다. 이 미이라는 얼굴에 엷은 미소를 띄고있어 마치 모나리자의 미소 같다하여 '죽음의 모나리자'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비교적 행복한 미아라이다. 오랜 세월 지하에 있다가 사자(死者)로서 다시 햇볕을 보게된 것만도 그 많은 주검 중에서 복받았다고 할 수 있으리라. 이 미이라는 신강위구르자치구박물관 2층전시관에 말 없이 누워서 3000년 전 사람의 모습과 복식을 보여주고 있었으나 그의 마음을 알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미이라는 나에게 친절하게 충고하였다.

"그대는 나와 같은 미이라가 되지마라. 나는 불행히도 마음은 남기지 못하고 육신만 남겨서 보는 이에게 아무런 교훈이나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으니 어쩌 한스럽지 않은가. 그대는 공자 석가 같은 큰 스승이야 못 되더라도 좋은 작품을 남겨서 보는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면 보람이 더 크리라. 그러면 시체만 남긴 나보다 훨씬 낫지 않겠는가."

'아!, 이 미이라도 대선배로서의 할 말씀을 하시는구나!'

'미이라가 말을 하다니? 웃기는 소리 그만하라'라고 하는 분도 있으리라. 그러나, 佛家에 념화미소(拈華微笑)란 말이 있거니와, 니도 미이라의 미소 속에서 그녀의 말을 들을 수가 있었다.

듣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자에게 소리는 전해지는 법이다. 옛글에도 허당습청(虛堂習聽);빈방에서도 善한 말을 익히고 듣는다)이라 하지 않았던가!

아! 이 미이라선배를 만나지 않았다면 이런 이치를 깨달을 수 없었으리라.

그렇다. 공자·석가의 육신은 볼 수 없어도 그분들의 마음을 알 수 있다. 논어속에는 공자님의 마음이, 불경에는 석가님의 마음이 있고, 성경에는 예수님의 마음이 담겨져 있어서 우리들에게 삶의 지침이 되어 앞길을 밝혀주고 있다.

사람은 한 세상 살면서 육신을 남길 것이 아니라 마음을 깨끗이하여 마음의 향기를 남기는 데 힘쓸 일이다. 여행 중에 아름답고 기이한 산천, 눈과 가슴을 놀라게 하는 문화유적을 관찰하면서도 누란미녀미이라의 말을 잊을 수가 없었다. <현민식·서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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