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선씨, 제주여민회 ‘생생마당’서 제기

예부터 제주여성은 생활력이 강하고 억척스런 이미지로 알려졌다. 제주여성이 강인하다, 또는 평등하다는 상징은 대개 해녀의 이미지에서 나왔다.

해녀에 대한 몇몇 인류학적 연구와 리포트들은 제주여성의 노동력, 경제력에 초점을 두고 남성중심인 한국사회의 평등한 여성이라는 담론을 생산하고 유포시켜왔다.

그렇다면 정말 제주여성은 강인한가. 진정 제주여성들이 강인하다면 그 영향력으로 실제 사회·정치·문화·생활을 진두지휘하고 있는가.

김효선 (사)제주여성인권연대 사무처장은 한마디로 ‘아니다’고 주장한다. 김 사무처장은 18일 제주여민회 주최 ‘생생마당’에서 “제주여성은 강인하다는 것은 그저 신화일 뿐”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김 사무처장은 척박한 제주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제주사람들이  끊임없는 노동하고 강인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려웠던 역사적 배경을 들어 “제주여성이 강인하다는 이미지 역시 노동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했던 섬의 여건 탓에서 비롯된 이미지일 뿐”이라고 못박았다.

정작 제주여성들은 자신을 강인하고 평등하다고 생각하고 있는가. 김 사무처장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제주민요를 보더라도 대부분의 제주해녀와 제주여성들은 가부장제 가족구조에서 고단한 노동의 어려움과 서러움, 강인한 것은 어쩔 수 없이 환경에 적응한 결과물이지 자신들이 원했던 것이 아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제주여성의 강인함과 노동 윤리 속에는 가부장적 이데올로기가 숨어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제주여성이 평등하다’는 속설에 대해서도 성차별적인 사회구조가 유포한 거짓말이라고 그는 꼬집었다. 노동시장에서의 성별에 따른 임금격차, 여성의 비정규직화, 불안정한 고용형태 등 제주여성의 경제력이 높다는 것 또한 ‘신화’라고 주장했다.

‘제주여성은 강인하다’‘제주여성은 평등하다’는 신화는 어떻게 깰 것인가. 무엇보다 행복한 성공경험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남성중심적 환경에 대해 변화시킨 사례 등 수많은 성공 사례를 발굴, 세상에 알려서 동일한 경험을 겪는 사람들에게 꿈과 힘이 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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