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2월 날씨 30년새 4.8도 상승…풍속도 초속 6m→3m

1977년 2월 16일 제주 섬은 동장군의 기세로 꽁꽁 얼어붙었었다. 매서운 겨울바람에 낮 최고기온까지 영하를 맴돌았고, 그해 2월 평균 기온은 4.0도를 기록했다.

올 2월 제주의 평균 기온은 9.1도로 30년 전 3월 평균기온(9.4도)에 해당하는 포근한 날씨를 보였다.

한겨울 매서운 칼바람도 지구온난화 앞에서는 힘을 잃어가고 있다.

제주지역의 2월 날씨는 30년 새 4.1도나 올라갔다. 1월은 더하다. 77년 평균 2.4도였던 것이 올 1월에는 평균 7.2도로 4.8도 상승했다.

87년 1월 평균 기온이 5.9도, 97년 5.3도, 2005년만 해도 5.4도였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2년새 급격한 상승세를 기록한 셈이다.

풍속 역시 77년 1월 평균 6.6㎧·2월 평균 6.1㎧이던 것이 올해는 각각 3.7㎧·3.5㎧를 기록, 절반 수준으로 무뎌졌다.

기온이 빠르게 상승하고 바람은 잔잔해진 반면 ‘이상기온’등장은 빈발, 지난해 12월 강풍과 기습폭설 등으로 제주 하늘길과 바닷길은 물론 육상교통까지 발이 묶이면서 한바탕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올 겨울도 사정은 마찬가지인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23일 발표한 겨울철(2007년 12월∼2008년 2월) 예보를 통해 올 겨울은 기온 상승 추세와 라니냐의 영향으로 이상 기상 발생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온 상승 추세와 라니냐의 영향으로 계절 내 변동폭이 커지면서 이상 기상 발생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상청은 또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온의 상승 추세와 라니냐 현상의 영향으로 날씨의 변동폭이 커지면서 대설이나 한파 등 이상 기상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을 지적했다.

국립수산과학원 한인성 박사은 23일 열린 해상기상워크숍 자료를 통해 “겨울철에 기온이 올라가고 바람이 약해진 것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시베리아 고기압의 세력이 갈수록 약해지는 게 주된 원인”이라며 “한반도 주변 바다의 수온 상승도 여름철보다 겨울철에 더 뚜렷하다”고 밝혔다.

/고 미 기자 popmee@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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