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높은 줄 모르는 생활물가…인상 대기 줄줄이

대형 유통매장을 중심으로 한 ‘할인행사’가 꼬리를 물고 있다. 경쟁업체가 늘어가면서 갖가지 ‘이유’를 들어 줄기차게 할인행사를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일상적인 모습이 됐지만 최근의 행사들은 뭔가 다르다.

찬바람이 부는 시기가 되면 방한용품이나 난방보조용품 등을 중심으로 특별전을 펼치는 게 보통이지만 지금은 누가 배추나 무 등을 더 싸게 파느냐가 관건이 됐다.

중·소형 매장들에서는 아예 2/1 또는 4/1로 나눠 파는 것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고 대형매장들은 생활용품 가격을 쿠폰 등을 활용해 크게 내려 파는 것으로 야채 가격 부담을 줄이는 묘안을 짜내고 있다.

하늘 높은 줄만 알고 치솟는 생활물가가 서민 가계 주름을 깊게 하고 있다. 올해 들어 이상기온에다 국제유가 급등, 곡물가 인상 등 각종 악재가 잇따르고 있는데다 각종 생활요금 인상이 대기하고 있는 등 체감 물가가 심상치 않다.

제주통계사무소의 10월 제주지역 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도내 생활물가지수는 107.3%로 전달보다 0.8%p·지난해 같은 달보다 보다는 4.1%p나 상승했다.

이는 전초전이나 마찬가지다. 나리 여파는 물론 전반적인 재배면적 감소로 배추·무 가격이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제주산 배추 가격만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배 수준. 상대적으로 물량이 많은 무 역시 좀처럼 가격이 안정화되지 않는 상황이다.

고유가로 영농비용이 오르면서 하우스채소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물론 온난화로 인해 병·충해가 늘어나 생산량이 감소한데다 상품성까지 떨어지면서 채소류 가격 인상을 지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라면·밀가루·식용유·과자류 등 가공식품류도 최근 줄줄이 가격을 올리거나 용량을 줄이는 식으로 가격이 인상되고 등 1000원을 들고 동네 슈퍼도 가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까지 예견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유통매장 관계자는 “현장 바이어들을 중심으로 물가가 최대 50%까지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며 “고물가에 경기 위축이 겹치면서, 각종 마케팅 전략이 통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고 미 기자 popmee@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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