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태극전사들이 광적인 응원과 텃세를 딛고 난적 대만에 화끈한 설욕전을 펼쳤다. 특히 시원한 홈런포로 승부를 갈라 더욱 통쾌했다.

한국 베이징올림픽 야구대표팀이 1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열린 아시아지역 예선 홈팀 대만과 1차전에서 '똑딱이타자' 이종욱(두산), 박진만(삼성)의 홈런포와 류현진(한화), 박찬호의 특급계투를 앞세워 5-2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1위만이 본선행 티켓을 얻는 이번 예선에서 난적 대만전의 첫 고비를 순탄하게 넘겼다. 또 지난 2003년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아테네올림픽예선 패배로 인한 본선행 좌절과 지난해 카타르 도하아시안게임에서 패해 3위에 그쳤던 아픔을 깨끗하게 씻어냈다.

류현진에 이어 박찬호가 6회부터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장원삼(현대)과 정대현(SK)이 9회를 깔끔하게 매조지했다. 장타자가 아닌 이종욱, 박진만 등 의외의 홈런이 나오면서 경기가 풀렸다. 또 대만의 어설픈 수비도 대표팀의 예선 첫 승에 힘을 실어줬다.

대표팀은 오는 2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강 일본을 꺾으면 본선행 티켓을 사실상 거머쥐게 된다. 일본전 이후 경기는 오는 3일 오후 1시 최약체로 꼽히는 필리핀전이다.

예상 외 선발 류현진 5이닝 2실점 제몫…이종욱-박진만 홈런 화답

류현진의 예상치 못한 선발등판으로 대표팀은 경기 전부터 기선을 잡았다. 대만 언론은 이날 대대적으로 박찬호의 선발등판을 보도했고 대만팀도 이날 배팅훈련에서 오른손 투수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류현진은 허를 찔린 대만 타선에 5이닝 동안 4피안타 4탈삼진 2실점으로 제몫을 해줬다. 1회 다소 몸이 덜 풀린 듯 상대 4번 천진펑(라뉴)의 적시타 등 2안타로 1점을 내줬지만 이후 6회 1사에서 박찬호에게 공을 넘기기까지 무실점투를 펼쳤다. 박찬호가 2사 1루에서 장타이샨에게 적시 2루타를 맞아 류현진의 자책점이 2개로 늘었다.

오히려 전지훈련에서 불을 뿜었던 타선이 초반 침묵해 애를 태웠다. 4회까지 상대 선발 린언위(라쿠텐)의 변화구에 삼진 7개를 내주는 무기력을 보였다. 특히 0-1로 뒤진 4회 1사 1, 3루의 황금찬스에서 믿었던 이대호(롯데)가 투수 앞 병살타를 치면서 역전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하지만 5회 '대표적 소총수' 이종욱이 초반 득점가뭄을 시원하게 해갈했다. 1사에서 박진만이 우중간 안타로 공격의 물꼬를 텄고 2사 후 이어진 고영민의 안타로 1, 2루 기회가 만들어졌다.

여기서 이종욱이 볼카운트 1-2에서 린언위의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인터콘티넨탈구장 오른쪽 담장을 넘기면서 요란한 응원을 펼치던 대만 응원단을 일순 잠재웠다. 프로야구 정규리그 2시즌 통산 단 2개의 아치를 기록한 이종욱은 SK와 한국시리즈에서도 홈런을 날리더니 이날도 큰 경기에서 숨겨진 대포본능을 발휘했다.

6회 장타이샨의 적시타로 대만이 1점을 따라붙은 7회는 '럭키가이' 박진만이 일을 냈다. 상대 바뀐 투수 후앙준중(라뉴)의 초구를 걷어올려 좌중월 솔로포를 뿜어낸 것.

[BestNocut_L]이후 대표팀은 정근우(SK), 김동주(두산) 등의 도루로 대만 수비진을 압박했고 이대호의 땅볼을 상대 3루수 장타이샨이 놓치는 실책을 틈타 1점을 추가했다. 대만은 이날 3개의 실책을 범했지만 기록되지 않은 송구실수 등 기본기에서부터 크게 뒤졌다.<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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