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일손 희생’을 비롯해 한국전쟁 직후 벌어진 예비검속 학살극에 당시 제주군과 경찰이 직접 개입했음을 보여주는 1차사료들이 공개돼 큰 주목을 끌고 있다.

 백조일손희생자 유족인 이도영 박사(53·대정읍 하모리)는 최근 월간 말지에서 출판된 「죽음의 예비검속」이란 책을 통해 예비검속 과정과 학살극을 지시하는 당시 제주경찰과 제주주둔군의 생생한 1차사료들을 공개했다.

 공개된 군·경 자료는 △제주경찰서의 예비검속자 명단(A·B급) △제주경찰국장과 치안국장간에 오고간 암호전문 △제주주둔군 CIC와 경찰간의 전문 △보성국교·오현중학교 교사에 대한 예비검속 건 △신원보증서 △탄원서 등이다.

 또한 제주경찰이 백조일손 유족 모임을 사찰한 전언통신문은 4·19혁명 직후 활발히 벌어졌던 진상규명운동이 5·16쿠데타로 인해 탄압을 받게되는 과정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자료들은 일제시대 법률로서 당시엔 폐지됐던 ‘경찰의 사법권’과 ‘예비구금법’이 불법적으로 사용됐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예비검속 학살극을 포함해 4·3진상규명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도영 박사는 “지면관계상 이번에 미처 수록하지 못한 △성산포경찰서 예비검속자 명단 △4·3당시 검속자 명단 등 예비검속 관련 1차사료들을 곧 영인본으로도 출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김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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