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개표 이모저모
병원에서 엠블런스로 투표소까지 이동해 주권을 행사한 도민이 있었는가 하면 중풍으로 불편한 몸을 이끌고 대한민국 및 제주교육의 미래를 이끌 대통령과 교육감을 선출하기 위해 투표장을 향한 도민도 있었다.
개표작업은 제주시 한라체육관과 서귀포시 88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각 선거관리위원장의 개시 선언으로 일제히 시작됐다.
제주시는 이날 오후 6시10분께 오라동 제1투표소의 투표함을 시발로 138개 투표함이 속속 도착, 개함됐으며 특별자치도 출범으로 제주시에 통합된 추자면의 2개 투표함이 가장 늦게 개표소에 도달했다.
서귀포시는 오후 6시16분 부재자투표함 개함을 시작으로 개표 작업에 돌입했다. 가장 먼저 도착한 대천 제2·5투표소와 대륜 제2투표소의 투표함이 개표사무원들에 의해 동시에 개봉되는가 하면 오후 7시쯤 대천동 제2투표소에 대한 개표집계가 완료되는 등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러나 투표 마감과 함께 발표된 출구조사에서 이명박 후보의 압도적인 승리가 예측되면서 개표소 역시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 대선 개표과정은 도민들의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심심한 선거 개표소 썰렁”
○…19일 대통령 선거 및 교육감 선거 개표작업이 이뤄진 제주시 한라체육관과 서귀포시 88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은 역대 선거 개표소과 달리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이번 대통령 선거가 정치공방으로 얼룩지면서 선거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도 크게 떨어지고, 출구조사 결과가 이명박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우세하게 나오면서 개표소에서 투표 결과를 지켜보려는 관람객도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권영길 강정동서 높은 지지율”
○…제주해군기지 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에게 많은 지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강정마을 주민들이 투표한 서귀포시 대천동 제1투표소의 개표 집계 결과 권 후보가 231표를 획득해 서귀포지역 88개 투표구에서 유일하게 200표을 넘었고, 이명박 후보 290표·정동영 후보 242표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역대 최저 투표율 어쩌나”
○…제17대 대통령선거 및 교육감 선거 제주지역 투표율이 역대 선거 중 최저로 나온데다 전국 평균마저 밑돌면서 제주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은 아쉬운 표정 감추지 못했다.
도 선관위 관계자는 “대선 투표율이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투표율을 1%라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으나 결과가 이렇게 나와 아쉽다”며 “다만 60%를 턱걸이나마 넘었다는 점과 큰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고 무난히 선거를 치른 것에 대해 위안을 삼는다”고 밝혔다.
투표지 분류기 오작동 ‘진땀’
○…제17대 대통령선거 개표가 진행된 한라체육관에서 투표지 분류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투표용지가 걸리는 등 잦은 오작동이 발생, 개표사무원들이 진땀을 흘렸다.
19일 한라체육관에는 모두 10개의 투표지 분류기가 설치됐으나 개표가 시작되자 ‘투표지 분류기 운영부 제6반’의 분류기가 투표용지를 원활히 분류하지 못하는 등 오작동을 되풀이하며 사무원들의 애를 태웠다. 투표 사무원들은 개표지연을 우려, 오작동을 되풀이한 6번 분류기에서 예정된 개표를 다른 분류기에서 나눠 처리하는 임시 변통으로 개표를 이어갔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