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제주제일고 김광수 교사

   
 
  제주제일고 김광수 교사가 학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다.  
 

제주제일고에서 그를 찾은 날, 2학년 재학생이 건넨 말에서 그의 인품을 알 수 있었다. "우리 선생님은 엄격하시면서도 참 따뜻한 분입니다…"

교단에 선지 32년. 외길인생이다.

   
 
  김광수 교사  
 
제주제일고 김광수 교사(55)는 다시 모교 교정에서 까마득한 후배이자,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 학교 13회인 김 교사는 그 누구보다 모교와 각별한 인연을 맺은 교사다. 대정고, 한림공고, 서귀포여고, 추자중, 대정여고, 제주중앙여고 등에서도 교편을 잡았지만, 모교인 제주제일고 교단에 선 기간을 합하면 11년이다.

제주출신 국회의원 원희룡씨 등이 그가 모교에서 길러낸 첫 제자다. 제주제일고의 역사를 써온 많은 '일고인'중 한명이 바로 김 교사다.

국어를 가르쳤기에 그는 지난 1979년부터 올해까지 학교 예술제 무대에 오른 연극을 학생들에게 지도해왔다. 외부 연극인을 초청하기보다는 교사가 직접 학생들과 호흡, 연극을 무대에 올리는 게 당연한 것이라는 고집에서다.

교지 제작, 문예반과 논술반 지도도 그의 몫이었다. 학생생활지도도 어김없이 그에게 떨어진 과제였다.
동아리지도에도 관심을 썼는데, 제주제일고에서 흥사단 아카데미를 지도한 것은 물론 제주중앙여고, 서귀포여고, 한림공고에선 아카데미를 창단했다.

그러나 그가 걸어온 이러한 추억의 '페이지'들은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과거엔 적어도 교사로서의 사기가 충천했고 자부심도 많았으며, 사회가 바라보는 일선 교사와 '교권'에 대한 인식도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김광수 교사는 "젊은시절과 지금의 교사생활은 많이 틀려진 것 같다. (교권의 축소로)후배 교사들의 사기가 많이 위축돼 있다"며 많은 교사들이 피부로 느끼는 교직의 어려움을 전했다.

과거엔 학생선도를 위해 교사에게 재량도 많았고, 교사를 신뢰해주는 게 사회의 미덕이었지만 이제는 그 신뢰의 허용범위가 많이 축소됐다는 것.

체벌 수위가 너무나 엄격해졌고, 학생가정방문도 오히려 학부모에게 부담을 준다는 인식 때문에 교사들은 이제 학생지도 폭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게 김 교사의 설명이다.

김 교사는 "청운의 꿈을 품고 교사의 길을 택했지만, 여러 이유로 힘들어하는 후배들을 자주 본다"며 "그래도 '아무리 힘들어도 지켜야할 게 교단'이라며 그들의 어깨를 두드린다"고 전했다.

김광수 교사가 바라는 것은 신뢰였다. 학생과 학부모는 교사를 믿고, 교사 역시 그러한 믿음에 신뢰로 보답하는 교육사회를 그는 꿈꾸는 듯 했다.

그는   "교육은 뒤쳐질 수 있는, 일탈할 수 있는 학생들을 바로 잡아주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후배 교사들이 품어볼만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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