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인터뷰] 200만 고지 앞둔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임순례 감독

   
 
   
 
올해 첫 100만을 넘긴 한국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2주차까지 박스오피스를 석권하더니 이제는 3주차 트리플 1위를 넘보고 있다.

가지지 못한 자들의 설움이 스포츠를 통해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교차하는 감정의 이중주를 진솔하게 그린 영화 '우생순'의 임순례 감독은 관객의 열화와 같은 반응에도 담담하다.

그녀에게 180만명의 흥행 스코어는 그저 제작사와 함께 일한 스태프들에게 미안하지 않게 돼 다행이라는 안도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 같다.

"제작비 회수 스코어 이상은 관객이 준 보너스라는 생각 뿐"이란다.

뭐가 급해서였을까? 극장가는 이미 '우생순' 신드롬의 조짐이 보이고 이명박 새 대통령 당선인까지 첫 영화로 선정, 관람하면서 까지 힘을 쏟아주고 있는 마당에 임 감독은 일치감치 계획했던 인도 여행길에 오를 채비를 마쳤다. 다른 감독과 배우들 같으면 이같은 여세를 몰아 무대인사며 각종 인터뷰에 줄줄이 나설텐데 말이다.

전화로 나눈 임감독의 이야기속 덤덤함은 이미 오래전 개봉시킨 과거 영화처럼 차분했다.

용기와 위안 동시에 줄수 있어 다행

'축하한다'는 말에도 임감독은 "관객에게 공이 넘어간 상황에서 제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면서 배시시 웃었다. 이미 영화를 끝마치면 가기로 했던 인도 여행 계획이 이번주다. 뭔가 정리안된 머릿속을 정리하고 싶단다.

임 감독은 관객에게 '우생순'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었을까? "솔직히 말하면 용기와 위안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싶다. 위안에서 끝나는 영화가 아니라 그 이상으로 새롭게 힘든 상황을 딛고 일어설 용기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것을 관객이 받아들여줬다는 점에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현실의 남루한 삶의 모습을 관객들은 때로는 피하고 싶을 때도 있다. 지치고 피곤한 실제 삶에서 잠시 두시간 동안만이라도 판타지, 허구의 영화세상에서 대리만족을 하고 싶은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불편할 수도 있다. 주인공 캐릭터들이 너무 관객 자신과 닮아 있을 때 오히려 반발하는 심리랄까?

"맞아요. '세친구'나 '와이키키 브라더스'같은 제 전작품에서는 분명 피하고 싶은 불편한 현실이 있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달라요.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은 훨씬 긍정적이고 용기 가득한 에너지를 뿜어내죠. 그런점에서 관객들은 공감해준 것 같아요."

임순혜 감독은 7년만에 내놓은 신작을 통해 관객의 진심을 새삼 읽는 경험도 맛봤다. "다수 관객의 눈이 일치하는 진심이 무섭다는 걸 느꼈어요. 다수의 대중들과 제가 말하고자 한 진심이 통했다는 점에서 놀라웠어요."

열심히 땀흘려 정직하게 사는 사람들이 대우받는 세상

배우들한테는 미안한 점이 많다고 했다. 문소리 김정은 김지영 조은지 등 모든 배우들에게 좀더 나은 장면 더 좋은 연기를 뽐내게 할 수 여건만 됐다면 더 좋은 영화가 됐을 텐데 하는 현실적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더 배우들의 디테일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는 임감독은 여배우들과 이제는 친구 자매처럼 됐다고 즐거워했다.

나중에 혹 기회가 되면 가능한 배우들과 코미디 작품도 해보고 싶단다. 그런 자신감은 이번 영화에서 얻었다. "이번에 극장에서 관객들을 지켜보니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에서 함께 즐기는 웃음을 줄 수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며 "좋은 의미의 웃음들, 건강한 유쾌한 웃음 코미디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제 친구가 그러더군요. 예전에는 스포츠에 관심도 없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는 선수들의 얼굴과 표정을 자세히 보게 되더라고 말이죠."

이 영화가 계기가 되서라도 바라건데 비인기 종목 선수들에게 대중들이 관심을 좀 가져줬으면 하는 희망과 욕심이 생겼다고. 비단 선수들만이 아닌 열심히 땀흘려 정직하게 사는 소시민들이 박수받고 대우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더욱 바랄게 없다는 임 감독의 소박한 소망이 수화기 넘어 깊은 울림을 전해줬다.

미술품 구매의 핵심인 홍송원 대표가 이날 소환됨에 따라 수천억대 비자금 의혹의 규모가 밝혀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컷뉴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