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사협약 습지인 제주 물영아리오름습지가 자치단체의 허술한 관리와 도민들의 인식 부족으로 위협

   
 
   
 

국내 첫 습지보전지역이자 람사협약 습지인 제주 물영아리오름습지가 자치단체의 허술한 관리와 도민들의 인식 부족으로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9일 제주시 열린정보센터에서 열린 '제주도 습지정책의 평가와 향후 전략'토론회에서 정상배 제주환경운동연합 조사위원장은 '제주물영아리 습지보전 사업 현황 및 향후 과제'를 통해 습지 개방에 따른 적극적인 보전 해법 마련을 주문했다.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소재 물영아리오름 습지는 일반인 출입금지 6년 만인 지난 2007년 20일부터 일반인에게 개방되고 있다.

습지 보호를 위해 하루 탐방객을 30명선으로 제한하겠다는 제주특별자치도의 계획과 달리 주말 평균 200~300명이 습지를 찾는 것으로 확인되는 등 탐방객 과밀화로 인한 문제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정 조사위원장은 등반로를 이탈한 탐방객들의 사진과 함께 "탐방로 외에도 정상부와 습지 내까지 탐방객들이 들어가면서 일부 훼손이 확인됐다"며 "간이화장실과 쓰레기 수거함 같은 기본적인 편의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 등 습지내 소음과 폐기물 문제도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부적절한 안내자료와 해설판이 습지 훼손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조사위원장은 "탐방이용시설만 갖춰놓은 채 개방하는데 급급하면서 자연보전에 따른 도민들의 인식 여부는 간과한 때문"이라며 "탐방객 안내소를 설치해 올바른 탐방을 유도하고 대체습지를 조성해 탐방객을 분산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 조사위원장은 또 기후변화에 따른 습지 변화여부를 면밀히 관찰하는 것은 물론 보호지역 인근에 대한 엄격한 환경영향분석을 주문했다.

정 조사위원장은 "보호 지역 인근에 ㈜호원의 호원골프장(18홀)과 ㈜남광의 수망 1차 관광지구 골프장(36홀), ㈜해비치리조트의 해비치 골프장(현 27홀·9홀 증설 예정) 등 물 사용이 많은 골프장 개발 사업이 잇따라 진행되고 있는 점은 우려할 만 하다"며 "습지 형성 배경 등을 간과한다면 습지의 육지화 등 회복 불가능한 화를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최근의 온난화 역시 습지 환경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변화 여부를 관찰, 자료화할 필요가 있다"며 "올해 한국에서 열리는 람사르 총회를 위한 준비도 병행, 습지 보전에 대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미 기자 popmee@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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