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사업추진 남벽정상 식생피복도 93%
복구지역 16특산·11희귀 식물 분류군 분포

한라산 백록담 일대 훼손지역에 대한 녹화마대공법에 의한 식생복구가 사업후 13년이 지난 지역에서는 안정화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특별자치도 한라산연구소 고정군·김홍림 연구팀은 지난 1994년부터 2002년까지 복구사업이 이뤄진 한라산일대 3만2040㎡에 대해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식생 및 식물상을 조사, 최근 한라산연구소 조사연구보고서를 통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고정군 박사팀에 따르면 복구가 이뤄진 시기별로 4개의 지역으로 구분, 식생피복도를 조사한 결과 지난 1994년 복구가 이뤄진 남벽정상(2200㎡)은 93.2%로 안정화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1998년 복구가 이뤄진 동북벽정상일대(5000㎡)의 식생피복도는 76.4%를 보였다.

그러나 1999년과 2000년 복구가 이뤄진 남벽정상일대(7800㎡)는 39.0%, 2001·2002년 복구가 진행된 북벽-서벽정상(1만7040㎡)의 식생피복도는 34.4%로 낮았다.

고 박사팀은 “백록담 일대는 훼손지역 복구후 최소 10년 이상이 지나야 식생의 안정화단계에 접어들고, 15년 정도가 지나면 고산지역 고유의 식생으로 복원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고 박사팀은 복구지역의 식생에 대해서는 “복구초기에는 김의털을 비롯, 백리향과 제주양지꽃이 주요 종으로 식생을 구성하면서 비교적 다양한 식물종의 이입이 이뤄졌으나 시간이 경과하면서 백리향과 제주양지꽃의 중요치가 점차 감소하고 김의털 단일군락으로 변화하는 경향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백록담 일대 복구지역에 출현하는 관속식물은 총 32과 51속 55분류군으로 나타났으며 구상나무·한라사초 등 16분류군의 특산식물과 눈향나무·한라부추 등 11분류군의 희귀식물이 분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복구초기에 일부지역에 출현했던 애기수영, 창질경이, 개망초 등은 고지대 환경에 적응치 못해 사멸된 것으로 보이나 토끼풀인 경우 장기간동안 생존하고 있어 제거작업과 함께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석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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