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 비전 선점 표심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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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가 조정된 제주시 갑·을 선거구는 제주시 중앙로를 중심으로 동·서로 나뉘었다. 이에 따라 양 선거구의 지역간 쟁점의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제주시 갑·을 선거구의 공통된 현안 가운데 핵심 쟁점을 누가 선점하고, 차별화된 비전을 제시하느냐가 유권자의 표심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서귀포시 선거구는 행정구조 개편에 따른 불균형한 지역발전 등 경제문제와 지역갈등이 첨예한 민군복합형 기항지 건설 등이 지역현안으로 대두될 전망이다.

△제주시 갑 선거구(서부지역)

제주시 중앙로를 중심으로 서쪽 도심지와 애월읍, 한림읍, 한경면, 추자면 등을 포함하는 제주시 갑 선거구는 신흥 도심지와 농어촌이 함께 공존하고 있는 지역특성이 이번 선거의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우선 제주시 도심권 가운데 노형동과 연동 지역 유권자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에서 이 지역 쟁점이 제주시 갑 선거구의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인구 집중화에 따른 교육·문화 시설 부족과 교통혼잡, 주차난 등 도심 집중화에 따른 문제 등 지역 밀착형 쟁점이 부각될 가능성도 높다.

또 한경황토마을, 추자도 명품 굴비 등 뉴제주 운동 추진 과정에서 성공 가능성을 타진한 농어촌지역 농·수산물의 명품 만들기를 확산하기 위한 방안을 놓고도 후보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특별자치도 출범으로 옛 제주시와 북제주군이 통합됐지만 오히려 지역간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농어촌 지역 유권자를 위한 균형발전 전략 제시도 후보자들의 관심사로 평가된다.

그러나 제주시 갑 선거구의 경우 현역인 통합민주당 강창일 후보와 진통 끝에 공천을 따낸 한나라당 김동완 후보,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설욕전을 벼르고 있는 5선의 현경대 후보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어 지역 현안에 대한 이들의 입장보다 이들의 격돌 자체가 이번 선거의 쟁점이란 예기도 나오고 있다.

△제주시 을 선거구(동부지역)

제주시 을 선거구 역시 제주시 도심지와 농어촌지역이 혼재된 특성을 갖고 있어 도농 표심의 향배가 당락을 좌우할 전망이다.

우선 각종 지원 대책에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구 도심권 문제가 이번 선거내내 도심권 최대 현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산지천을 중심으로 구 도심권 경제를 움직이는 동문재래시장과 칠성로 상가 등의 활성화 방안을 놓고 후보진영간 대안 제시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또 구 도심권 활성화 방안은 도심 슬럼화 문제와 도시범죄, 교통난 등과도 맥을 같이 하고 있어 각 후보들마다 구 도심권을 하나의 쟁점으로 삼아 해결방안을 마련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제자유도시 추진 과정에서 소외된 지역 환경에 대한 성찰과 차별화된 비전 제시를 놓고도 후보자간 격돌이 예상된다.

제주도 전역에서 추진중인 국제자유도시 선도프로젝트 가운데 해당 선거구에서 추진중인 사업이 단 한 곳도 없는 만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놓고 후보자간 고민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각 후보들이 차별화된 다양한 전략을 제시할 것으로 보여 후보자간 공약비교는 물론 실현 가능성을 비교할 수 있는 좋은 재료가 될 전망이다.

밭작물 중심의 1차 산업 주산지란 점도 후보자들이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가격 변동이 큰 농산물의 특성을 감안할 때 지역내 농가들의 안정적인 소득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 제시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농촌지역 고령화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 개발 등도 지역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귀포시 선거구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으로 옛 서귀포시와 남제주군을 통합해 서귀포시(행정시)로 출범했지만 아직까지 유권자 표심은 4개 시·군 당시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지역 현안에 대한 선거 쟁점은 4년전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탄핵열풍’으로 지역 현안이 홀대받았던 지난 총선과 달리 이번 총선에선 서귀포시 선거구 현안을 놓고 후보자간 격돌이 예상된다.

우선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산남경제를 놓고 후보자들이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관심이다. 감귤 주산지에 관광지가 많다는 지역 특성을 감안할 때 후보진영마다 여기에 초점을 맞춘 맞춤형 공약 제시가 예상된다.

또 제주혁신도시 및 제주영어교육도시 등 지역내 굵직한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완성을 놓고 후보자마다 자신이 적임자라며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행정구조 개편으로 제주시 40만명, 서귀포시 15만명으로 지역 불균형이 더욱 심화된 만큼 이를 타계하기 위한 후보진영간 치열한 해법제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 후보진영을 중심으로 4개 시·군 부활내지 행정시에 자치권을 부여하겠다는 공약 제시는 이런 지역 쟁점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민군복합형 기항지 건설 문제도 지역갈등이 첨예한 사항으로 대다수 후보들이 찬반보다 추진방법에 차별화를 꾀할 가능성이 높지만, 일부는 뚜렷한 찬반을 표명할 것으로 보여 이 문제가 이번 선거의 또 다른 쟁점이 될 가능성도 크다.

이외에도 제주시 지역에 비해 열악한 교육 및 문화 환경, 인구감소 문제, 스포츠산업 활성화 등도 이번 선거에서 서귀포시 선거구의 쟁점 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민철 기자 freenation@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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