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60주년 영화 상영 및 제작 잇달아

60년전 제주를 핏빛으로 물들였던 4·3. 단지 그 시대에 살고 있었다는 이유로 역사가 일방적으로 부여한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 제주인들의 억울함을 추모하는 영화 상영·제작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숫자로 설핏 기억되는 4·3을 잊지 말자는 것이다.

△‘4·3의 기억, 평화를 말하다’ 영화제

오는 23일 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는 4·3과 전쟁, 평화 등을 소재로 한 영화와 다큐멘터리가 상영된다.

‘4·3의 기억, 평화를 말하다’ 제목의 이번 영화제에는 1993년 보스니아 전쟁을 배경으로 한 전쟁 드라마 ‘노 맨스 랜드(No Man‘s Land)’와 4·3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잠들 수 없는 함성’ ‘무명천 할머니’ ‘끝나지 않은 세월’ 등 모두 11편의 영상물이 상영될 예정이다.

이번 영화제는 제주4·3민중항쟁 60주년 정신계승 공동행동,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제주도지회 영상위원회 주최, 제주통일청년회·전국교직원노동조합제주지부 4·3통일위원회 주관으로 마련된다. 오후 1시∼8시. 무료. 일정 문의=757-6150.

△영화 ‘박치기 2-Love & Peace(사랑과 평화)’ 상영

㈔제주씨네아일랜드가 오는 4월3∼9일 제주영상미디어센터 예술극장에서 영화 ‘박치기 2-Love & Peace’ 를 상영한다.

박치기 2는 재일 제주인의 삶과 4·3을 다룬 일본 영화로, 1960년대 재일조선인 학생 리안성의 청춘을 다뤘던 2004년작 ‘박치기!’의 두 번째 작품이다.

2편인 이번 작품에는 일본에서 차별받으며 살 수 밖에 없었던 주인공 리안성의 ‘박치기 정신’과 더불어 일제강점기의 일본군 위안부 동원과 강제징병, 하층민으로 살아남아야 했던 재일제주인의 생활상 등이 빽빽이 담겼다. 영화는 지난해 10월 개봉했다. 관람료 문의=702-1191.

△3부작 애니메이션 ‘하늘아래 사람들’

이와함께 4·3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 제작도 한창이다. 고혁진 대표(제주독립영화협회)는 2010년까지 4·3을 소재로 한 3부작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

1부는 토벌대를 피해 동굴로 들어간 마을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잊혀진 이름들’이다. 2부 ‘동자석의 꿈’은 동자석이 4·3의 상처를 안고 죽은 소녀의 영혼을 우연히 만나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과정을 줄거리로 하며, 3부 ‘귀천’은 어린 시절 4·3 학살의 현장을 목격한 노인이 학살의 현장에 있었던 나무로 용 모양의 목각을 만들고 이후 용이 승천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죽는 내용을 담는다는 구상이다. 모두 옴니버스로 제작되며, 이중 1부는 오는 11월 제작이 끝날 예정이다. 1·2부는 15분, 3부는 30분내외 분량으로 제작된다.

이는 제주민예총 4·3문화예술축전 사업으로 고 대표가 연출과 제작을 맡았다.

△영화 '꽃비'
제주출신 감독의 영화 '꽃비'도 4월중 제주에서 시사회가 열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꽃비'(감독 정종훈)는 1960년대 제주의 작은 학교에서 벌어지는 아이들의 갈등과 욕심을 통해 4·3의 비극을 은유적으로 풀어낸 영화로 지난 2006년 4월부터 명월분교를 비롯, 협재·하도해수욕장 등 제주도 일대에서 대부분 촬영됐다.

정 감독은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지만 올해가 4·3 60주년이라는 특별한 해인만큼 제주 시사회를 구상하고 있다. 4월중 가능하리라 본다"고 전했다.                                            문정임 기자 mungdang@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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