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의회가 22일 보여준 행태는 지금의 시의회가 얼마나 곪아 있는지를여실히 보여줬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동료의원이 구속돼 의원직을 자진사퇴하고 자신들이선출한 의장이 금품수수 책임차원에서 의장직을 내 놓는 등 시의회 사상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은 '의장'에 대한 욕심을결코 버리지 못했다.

왜 그 동안 시의회에 공무원 인사개입과 수의계약 등 각종 이권개입 의혹이제기됐는지,그 수장인 의장은 어느 정도의 복마전(伏魔殿)인지를 그들스스로가 보여줬다.

이날 의장 후보로 거론된 강영철 홍석빈 전의장과 이봉만 전부의장은그야말로 오월동주(吳越同舟) 그 자체였다.

강 전의장은 "마음을 비웠다"고 밝히고 있으나 정작 측근 의원들은△부의장과 상임위원장 두 자리를 할애하거나 △의장자리를 달라고 해 사실상강 전의장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홍 전의장도 마찬가지. 그는 "강 의장이 마음을 비운다면 나도 미련을 버리고 이봉만 부의장을 단독후보로 추대하겠다"며 동반 사퇴론을 주장하고 있다.하지만 일각에서는"강 전의장이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을 알고 제안한 게 아니냐.나중에 표대결이 벌어질 경우 이 전부의장의 양보를 이끌어 내려는 제스처"로 분석하고있다.

이봉만 전부의장은 "지금의 난국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표 대결보다는 추대가 바람직하다"며 강 홍 전 의장 동반퇴진 후 자신을 단독후보로 옹립할것을 은근히 바라고 있다.

현재 16명 의원(김기진 전의원 사퇴)은 강영철 6표,홍석빈 7표,이봉만3표로 나뉘어져 어느 누구도 단독으로 의장에 당선되기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강 전의장 진영이 "다수결의 원칙이라 하더라도 7표는 인정해야 할 게아니냐"며 모든 직책을 주류가 독식한 만큼 의장직은 양보해 달라는 반면홍석빈 이봉만 등 주류진영은 "이번 사태의 책임이 비주류에 있는 만큼의장직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어 9월 임시회에서도 조율은불가능 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9월 임시회에서 표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강 전의장 진영은 표대결을 할 경우 불참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어 반쪽 의장이 또다시 탄생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이재홍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