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관’ 22명의 심판진

   
 
  제민기 배구대회 심판진. /박민호 기자  
 
“배구심판은 경기를 지배하기보다 원활한 진행을 위한 조력자가 돼야 합니다”

올해로 배구 심판 경력 19년째를 맞는 김규봉씨(43)의 말이다.

배구심판은 경기의 공정한 진행 이외에 선수들이 가장 편안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경기진행의 ‘윤활유’ 역할을 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가진다.

‘심판’이라는 자리는 잘보면 ‘본전’ 못보면 ‘원흉’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힘들다.

제주배구계는 그나마 사정이 덜하다. 지역이 워낙 좁은데다 매번 경기를 치르는 팀들이 모이기 때문에 심판 판정에 대부분 순응하는 편이다.

하지만 육지 대회에 심판을 보러 원정을 떠나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공정한 판정을 내렸어도 오리발을 내미는 선수들과 어필부터 하고보는 운영진들은 심판의 기를 빼놓는다.

제19회 제민기제주도배구대회의 공정하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 모인 심판진은 22명이다. 심판의 수가 많아 보이지만 매 경기를 치르려면 5~6명의 심판이 필요한 만큼 적정한 수다. 22명의 심판중 6명은 10년 이상의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들이다. 특히 9인제 배구 대회가 많은 제주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다보니 9인제 배구에 대한 판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김성림·김규봉·곽상희·현경훈·고종수·김대주·강윤영 심판이 그 주인공들이다.

김성림 심판(남원큰엉 회장)은 제민기와의 인연을 대회 원년때부터 맺어온 제민기의 산증인이다. 1회 대회때 최우수선수상을 거머쥔 그는 8여년 전부터는 제민기 심판으로도 활약한다.

이번에 제민기에 참가한 현경훈 심판은 아버지에 이어 2대째 배구심판을 보고 있다. 현영호·경훈 부자는 98년도 제민기에 함께 참가, 부자간 주·부심을 봐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베테랑 심판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07년 생활체육배구심판자격증을 딴 현등욱 심판(43)은 올해부터 제민기에 참가했다. 그는 아직 주·부심을 보지는 못하지만 경기진행에서 없어서는 안 될 경기기록부분을 책임진다. 최충일 기자 benoist@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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