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행불인 혼백, 제주4·3평화기념관으로
행불인묘역 조성완료되면 최종 안치

전국의 옛 형무소와 학살터를 떠돌던 제주4·3사건 행방불명인 혼백이 4·3 발발 60년만에 고향, 제주에서 영면한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회장 김두연)는 2일 낮 12시30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기념관 지하 1층 임시분향소에 행불인들의 혼백을 모셨다.

이들 혼백은 제주4·3평화공원 위령재단 뒤편에 조성계획인 4·3행불인 묘역이 조성 완료되면, 이곳에 최종 안치된다.

4·3 60주년을 맞아 4·3희생자유족회가 마련한 이번 4·3행불인 혼백모시기 행사는 이날로 막을 내렸다.

4·3희생자유족회는 이번 행사를 위해 지난 30∼31일 이틀간 위원회별로 경인·대전·영남·호남권역으로 나눠 다른 지역 13곳의 옛 형무소 터와 6곳의 학살터를 찾아 위령제를 지내고, 4·3행불인들의 혼백을 고향으로 모셔왔다.

제주에서도 옛 주정공장 터, 제주국제공항(옛 정뜨르비행장), 별도동, 옛 서귀포 절간감자창고 터 등에서 혼백이 모셔졌다.

4·3희생자유족회는 이어 제주시 관덕정 광장에서 합동노제를 치른 후 지난 1일 옛 주정공장터에 임시로 혼백을 모시고, 조문객들의 조문을 받는 가하면 진혼굿을 열어 혼백을 위로했고, 2일에는 진혼제례와 진혼제를 봉행했다.

이번 행불인 혼백모시기 행사는 반세기 넘도록 타향에서 잠들지 못하고 떠돌던 행불인 희생자들의 원혼을 고향으로 모셨다는 의미 외에도 미래세대에게 올곧은 4·3역사를 전하고 4·3정신을 계승하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4·3광풍이 가져온 반목과 갈등을 화해와 상생으로 극복, 평화와 인권을 지향함으로써 후대에도 4·3정신이 전승될 수 있도록 한 계기를 마련했다. 이영수 기자 opindoor@jemin.com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