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산내사건희생자 유족회 3회째 위령제 참석 4·3영령 위로
전숙자씨 "죽기전 아버지 유해 모셔야 하는데…골령골 유해발굴 중단에 애 타"

   
 
  ▲ 4.3 60주년 '4.3사건 위령제'에 참석한 대전 산내 유족이 헌화와 분향을 하고 있다./김대생 기자.bin0822@jemin.com  
 
“억울한 역사의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과거사를 정리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입니다. 유족들이 힙을 합치면 현재 어려움에 직면한 대전 산내 학살사건은 물론 4·3 사업 등 한국현대사의 비극을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종현(대전산내사건희생자 유족회장)·전숙자씨 등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가 제주4·3희생자위령제에 참석한 것은 올해로 3번째다.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했던 제58주년 4·3위령제부터 제60주년 4·3위령제까지 제주4·3영령들을 위로하기 위한 발걸음을 이어오고 있다.

이처럼 이들이 4·3위령제를 찾는 이유는 냉전 시대 속 한국 현대사 비극 모두가 뗄래야 뗄 수 없는 연관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1950년 7월 대전시 동구 낭월동 산내 골령골에서 당시 대전형무소 제소자 및 인근지역 보도연맹원들이 국군·경찰에 의해 집단희생당한 사건인 대전산내학살사건(대전형무소사건)은 공권력에 의해 민간인이 희생당한 한국 현대사의 또다른 비극이다.

희생자만 최소 1800명에서 최대 7000명까지 추정되고 있으며, 이중에는 제주에서 끌려간 4·3관련 수형인 300여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4·3희생자유족들은 매해 대전 골령골에서 위령제를 지내는 등 대전산내유족들과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해왔다.

특히 지난해부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대전 골령골 유해발굴을 실시, 대전산내 유족과 4·3유족들은 가족들의 유해라도 추스릴 수 있을까 기대를 걸어왔다.

그러나 현재 발굴대상 7곳 중 4개 지점을 조사, 34구의 유해를 발굴했으나 정작 3500여구가 묻혔을 것으로 추정되는 1, 2지점은 토지소유주의 미동의로 발굴이 중단, 유족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전숙자씨는 “1살도 되지 못해 아버지가 골령골에서 돌아가셨다. 아마 4·3 당시 끌려온 제주도민들도 함께 묻혔을 것”이라며 “국가의 잘못이라면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고 진상규명, 명예회복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말문을 열었다.

전씨는 특히 최근 중단된 대전 산내 유해발굴 사업과 관련해 “자식이라고는 나 하나여서 내가 죽기전 아버지 유골을 모셔야 하는데 발굴사업이 중단됐다”며 “최근 지병으로 나 마저도 죽을 고비를 넘겨 행여라도 아버지를 모시지 못하고 죽을까 속이 타 잠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처럼 애 타는 심정은 대전 골령골에 가족을 묻은 제주4·3희생자 유족 역시 마찬가지일 수 밖에 없다.

김종현 대전산내희생자유족회장은 “진실화해위에서 유해발굴을 못한다면 유족들이라도 나서서 땅을 팔 것”이라며 정부의 보다 강력한 사업추진 의지를 촉구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jemin.com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