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 나리히코 일본 중앙대 명예교수 4일 국제학술회의서 지적

   
 
  ▲ 4.3 6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가 4일 제주시 오리엔탈호텔 한라홀에서 열렸다. 박민호 기자 mino77@jemin.com  
 
일본과 미국은 제주도민들의 비극인 4·3에 근원적인 책임을 지고 있으며, 4·3 60주년을 맞아 미·일 양국정부는 제주도민에게 사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토 나리히코 일본 중앙대 명예교수는  4일 제주오리엔탈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4·3 60주년기념 국제학술회의 '4·3정신과 국제네트워크'라운드 테이블 토론에서 "일본과 미국은 제주도민들의 비극에 대해 근원적인 책임을 지고 있다"며 "미·일 양국정부는 4·3 60주년을 맞이 이 기회에 자국의 책임을 자각, 도민들에게 사죄함으로써 서로 화해하고 동북아의 평화와 인권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토 나리이코 명예교수는 이날 "일본의 식민지 지배는 일본의 패배로 끝나면서 제주4·3과 일본은 무관하다고 생각되기 싶다"며 "그러나 38선 이남의 일본은 1945년 8월15일 패전 후 1945년 9월8일 미군이 서울에 들어오기 전까지 20여일동안 마닐라에 있는 미군사령부의 지시에 따라 식민지 지배를 계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토 나리이코 명예교수는 "20여일동안 아베총독 지휘하의 일본군은 '카이로선언'을 무시하고 38선 이남의 민족독립운동을 탄압했으며, 마닐라의 미군 사령부에게 38선 이남의 민족독립운동과 활동가들은 모두 '빨갱이'(공산주의자)로 간주, '빨갱이가 많다'라는 편견을 미군 사령부에 심어주었다"고 지적했다.

이토 나리이코 명예교수는 또 "38선 이남에 들어온 미군은 본래 '카이로 선언'에 따라 '해방군'의 역할을 해야 했지만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이어받아 독립운동을 탄합하고 민족과 국토를 갈라놓았다"며 "제주4·3 도민대학살 비극은 '카이로선언'을 무시한 미국의 분단·지배정책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을 이어나갔다.

그는 "미국은 한반도 분단에 기초한 신식민지 지배에 일본을 끌어들여 한국의 군사독재정권을 계속 지지했으며 한국의 군사정권은 제주도 대학살의 진상규명을  탄압하고 은폐했다"며 "제주4·3의 진상이 오랜기간 '역사의 그늘'에 가려져 온 것은 미국·일본 양국 정부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이토 나리이코 명예교수는 "일본과 미국은 제주도민들의 비극에 큰 책임을 지고 사죄해야 한다"며 "정부가 사죄하지 않는다면 일본인이라는 개인의 입장으로 도민들에게 사죄, 동북아의 평화와 인권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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