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공감·대동의 한마당”
도민문화한마당·평화음악제 4일 제주시청 앞 광장에서

제주4·3 60주년을 기념한 제주민예총(지회장 허영선)의 제15회 문화예술축전은 4일 도민문화한마당과 평화음악제를 통해 평화의 꽃을 달고 화해와 상생의 울림을 전했다. 범도민이 참여하는 축전의 전형을 낳기 위한 도민문화한마당과 청소년 등 4·3 3세대에 4·3의 의미를 전하기 위한 평화음악제는 새로운 4·3축전 모델을 잉태하기 위한 거침없는 실험의 무대였다.

### 평화와 인권을 향한 대동

   
 
   
 
제15회 문화예술축전의 일환인 도민문화한마당 행사장. 장애인들의 일터인 일배움터가 마련한 부스엔 데이지꽃이 만발하다.

미래의 주인공, 어린이들이 고사리손으로 직접 데이지꽃을 화분에 심는다. 그 화분엔 또 글귀가 새겨진 리본이 달렸다. ‘4·3 60주년’이라는.

일배움터 최영열 원장은 아이들이 직접 고운 흙으로 데이지꽃을 화분에 담아보도록 지도한다.

그러면서 “얘들아, 제주4·3이 무엇인줄 아니? 60년전에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가 평화를 낳으신 게 바로 4·3이야”라고 말한다.

데이지꽃 화분을 가슴에 품은 아이들. 이들은 60년전 4·3의 광풍 속에서 지켜낸, 다름아닌 우리의 미래다.

4·3과 평화를 주제로 도민들이 함께 어우러져 평화와 인권을 이야기하는 대동의 한마당이었다.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제주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도민문화한마당’ .

평화의 꽃을 달자’를 주제로 내건 이번 한마당은 도민과 지역문화예술인, 동호인들의 관심과 참여의 폭을 확대, 범도민 문화예술축전으로 치러졌다.

기존의 문화예술행사가 문화예술인들의 무대였다면, 이번 행사는 일반도민과 동호인 및 단체들이 문화예술의 공급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60년이란 세월의 무게 속에서도 4·3의 아픈 상흔은 가시리 않았지만, 세대와 지역을 넘어 화해와 상생의 기반 위에 평화로운 세상을 향해 동행하자는 대동의 의미가 담겼다.

이날 한마당은 크게 전시·체험·놀이·교육 등 부스 프로그램과 다채로운 공연으로 꾸려졌다.

‘진아영 할머니! 후유장애인 그리고 4·3’, ‘어린이와 함께하는 4·3이야기’, ‘함께해요~평화와 통일’, ‘한국현대사와 4·3’, ‘광풍, 삶을 의탁했던 곶자왈 그 60년 기억을 찾아서’ 등 여러 단체 및 동호인들이 참여 4·3과 평화를 주제로 한 체험·놀이?교육 부스를 운영했다.

여기에다 ‘4·3시절 먹을거리 체험’과 ‘만화가 김태곤과 함께 하는 만화로 그려보는 평화동행’을 비롯, 천연염색체험, 오방색을 이용한 리본공예, 전통문화체험, 평화 책읽기 및 통일 그리기 등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공연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됐다. 이도2동민속보존회와 제주소리보존회가 각각 풍물과 민요를 선사했고, 제주꽃놀래가 1인극‘할머니의 4·3이야기’를 전했고, 제주시(詩)사랑회는 ‘그 봄, 그 날의 기억’을 주제로 시를 낭송했다.

청소년을 배려한 공연도 풍성했다. 제주의 밴드 이루후제가 라틴과 재즈로 풀어보는 멜로디를 전하는가 하면 매직펀 마술아카데미가 ‘꽃으로 피어난 영혼’을 주제로 마술을 선보였다.

풍물굿패 신나락이 굿판을 열었고, 대니금관앙상블이 5중주 연주했다.

서귀포시댄스스포츠가 라틴댄스를 선보였고, 또난소리는 수화공연을 펼쳐 보였다.

## 모든 세대 공감 ‘쌍방향’ 소통

‘생명평화의 땅, 화해와 상생의 울림’을 주제로 내건 평화음악제도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제주시청 앞마당에서 이어져, 화해와 상생을 뜨겁게 전했다.

이번 평화음악제는 4·3정신의 음악예술적 형상화를 시도,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폭넓은 상호소통의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제주공동체 정신을 극대화하기위해 참여 주체를 다양화했고, 세대별 관객을 차별화·포용할 수 있도록 무대를 꾸려졌다.

크라잉넛, 힙합그룹 리쌍과 정인, 소규모 아카시아밴드, 그룹 이디라마, 하모니카 연주가 이용관, 제주윈드오케스트라, 제주민예총 음악위원회 ‘원’, 사물놀이 마로 등이 참여, 60년전 광풍이 안긴 응어리진 4·3의 아픔을 음악예술로 치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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