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제주4·3 60주년 기념 국제문학심포지엄

기억과 상흔을 넘어 평화를 향하는 자리. 한국·베트남·일본·대만의 대표적 작가들이 동시대 아픔을 공유하고 인간적 회복을 위해 문학적 연대를 형성하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제주민예총·제주작가회의 주관으로 4일 제주시열린정보센터에서 열린 제주4·3 60주년 기념 국제문학심포지엄에서 「순이삼촌」의 소설가 현기영씨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숨겨진 슬픈 역사를 외면치 말자고 강조했다.

노 작가는 “역대 정권에 의해, 극우파에 의해 부정당하고, 왜곡되어진 역사적 기억을 바로 잡는 일에 작가는 가담해야 한다. 인정받지 못하고 죄악의 누명을 쓴 채 버려진 수많은 죽음들, 그 억울한 죽음들과 상처들을 망각과 무명의 어둠에서 불러내어 진혼하는 일, 민중 수난의 말살된 기억을 되살리고, 다시는 망각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재기억(rememory)시키는 일을 소설문학이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1968년 3월16일 미군에게 죄없는 주민 504명이 학살당한 베트남 밀라이(썬미) 출신 시인 탄타오씨는 “오랜기간 조국보위전쟁에 참여한 체험을 통해 언제든 나의 시가 인민(대중)의 갈망과 함께 길을 걸을 때에만 시인은 비로소 심혼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탄타오씨는 “평화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러하기에 시인은 인민(대중)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 오키나와 시인 카와마츠 신이치씨는 “동아시아 공동체는 제2차 대전당시 침략을 받았던 일본의 식민지로부터 벗어날 때에야 비로소 제자리를 잡을 수 있다”면서 동아시아 공동체를 위한 문학인들의 연대를 제시했다.

지난 20년간 대만의 좌우의 저작 및 영화, 다큐멘터리를 출판해온 대만 소설가 란 뽀 쩌우씨는 우“리들은 민족분열의 비극이 사람들에게 가져다준 고통을 엄중히 기억하고, 나아가 우리들의 애쓴 창작의 노고를 통해 이러한 비극들을 함께 극복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고명철 광운대학교 교수, 신정호 목포대 교수, 김응교 시인 등의 강연 및 지정토론이 있었다. 현순실 기자 giggy@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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