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잔치 유권자들 시선 ‘싸늘’

(프롤로그)4.9총선이 이틀앞으로 다가왔다. 각 후보들은 자신들이 제주를 살릴 적임자라며 앞다퉈 유세를 펼치고 있다. 제주지역 3개의 선거구에서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면서 후보들의 선거운동이 선거운동 막바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제주지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총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냉랭한 민심

곳곳에 벚꽃이 피며 봄기운이 만연한 4월이지만, 유권자들의 표심은 아직도 싸늘하기만 하다.

이번 4.9총선에 투표할 의향이 없다던 김모씨(46·자영업·삼도1동)는 “해마다 총선이 다가오면 경제를 살린다,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들겠다고 하지만 달라진 게 뭐냐. 오히려 먹고 살기가 힘들어지지 않았느냐”며 “정치인들을 믿기 힘들다. 총선에서 투표할 마음이 제대로 들지 않는다”고 ‘말뿐인 공약’을 질타했다.

취업준비생 아들을 둔 신모씨 (52·주부·연동)는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제주에는 마땅히 취직할 곳이 없다”며 “이젠 선거유세 확성기 소리마저 짜증이 난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신모씨는 “그래도 어쩌겠냐? 속는 셈치고 다시 한번 믿어보는 수밖에”라며 이번에도 투표소로 ‘무거운 발걸음’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선거구에 어떤 후보가 나오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길거리에선 만난 이모씨(29·취업준비생·연동)는 어느 후보의 공약이 가장 맘에 드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누가 나오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공약을 알겠냐” 라며 가던 걸음을 재촉했다.

▲경제가 최우선이라지만

유권자들은 제주지역의 가장 큰 현안으로 경제문제를 꼽았다. 연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고모씨(54)는 “물가가 크게 올라 경기가 매우 안 좋아졌다”며 “이번에 총선에서는 누가 국회의원이 돼도 좋으니 꼭 제주지역의 경제를 살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역경제 회복에 대한 바람은 세대를 불문했다.

타 지역 기업에 취직을 준비중인 김모씨(28·한경면)는 “제주도에서 직장을 구하고 싶지만 제주엔 기업이 적어 취직하기 힘들다”며 “이번 총선에 출마한 후보들이 제주지역에 많은 기업을 유치해줬으면 하지만 그럴 능력이 되는지는 의문이다” 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각 후보들의 공약도 경제문제에 초점이 맞쳐져 있다. 최근 제주경실련은 “제주지역 총선 후보자들의 공약은 환경·문화 정책들이 전무하다”며 “지나치게 공약들이 경제문제에 편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강모씨(58·슈퍼마켓 운영·삼도1동)는 “골프장이다 뭐다해서 환경훼손이 심각해져 큰일이다”며 “해군기지, 곶자왈 같은 환경문제에도 정책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도1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모씨(46)는 “손 한번 잡아주고 이번에도 반짝하고 지나가겠지” 라며 ‘반짝 선거풍토’를 꼬집었다. 덧붙여 김씨는 “고급차를 타고 다니면서 서민들이 라면을 먹는 이유를 알까”라며 “조금 더 서민의 삶에 다가가려는 노력을 보일 때, 서민들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상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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