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때만 굽신굽신…먹고 사는 게 급하다”

서귀포시선거구는 현역 국회의원 출신 후보와 민선 서귀포시장을 거쳐 국회 입성을 노리는 후보가 맞붙어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은 여느 총선의 분위기와는 달랐다. 18대 총선이 코앞에 다가온 지난 토요일(5일) 서귀포시민들은 한결같이 선거에 관심 없다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 ‘먹고 살기 어려운데…’

유가 인상과 감귤값 하락, 인구 감소로 침체된 서귀포 경제 때문에 시민들은 총선보다는 먹고 사는 것에 관심을 기울였다. 후보들은 자신이 지역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적임자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지만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하고 있다.

서귀포 재래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김모씨(65)는 “그렇지 않아도 장사가 어려운데 무슨 유세고 공약검증이냐. 장사만 해온 내가 공약을 들은들 알겠냐”며 “후보들은 열심히 한다고들 하는 것 같은데 선거 때만 우리 상인들에게 굽신거리지 끝나고 나면 안중에도 없어”라며 정치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자영업자 한모씨(50)는 “지역경제 침체가 총선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있는 것 같다”며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을 힘없는 제주 국회의원들이 이행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고 말했다.

사회복지사 강모씨(31)는 “후보들 모두가 한결같이 지역경제를 살리겠다고 하는데 실제로 서귀포시에 필요한 것은 인구 감소를 해결하는 것 아닌가요”라며 서귀포시의 가장 큰 현안은 인구감소에 따른 경제 침체와 젊은 인구의 유출이라고 했다.

△인물중심에 공약 뭍혀

서귀포시 유권자들이 후보자를 선택하는 기준은 정책이나 공약보다는 인물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안정론과 통합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의 견제론은 서귀포시 유권자들에게는 별로 중요치 않았다. 누가 더 알려지고 그렇지 않은가 하는 인기도가 선택기준이다.

자동차 정비원 최모씨(31)는 “후보들 공약이 다 똑같은 것 같다. 공약보다는 사람을 보면서 투표할 것이다”며 인물중심으로 투표할 의향을 밝혔다.

또한 회사원 홍모씨(36)는 “어느 당의 정책이 뭐고, 안정론이니 견제론이니 하는 것 보다 그 후보가 알려진 사람인가 능력 있는 사람인가가 중요하다”며 연고와 인물중심으로 투표할 의향을 보였다.

양모씨(31)는 “서귀포시 선거구에 출마한 후보 중 군소정당 후보들에 대해서는 아는바가 없다”라며 “선거기간이 짧아 후보들이 지금까지 서귀포를 위해 무엇을 해왔는지 알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고 식상해진 공약만 알리는데 급급하다”며 인물검증의 한계를 아쉬워했다. 윤주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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