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 군인들로 구성된 반전평화단체 평화재향군인회(가칭)가 4·3 60주년을 맞아 제주를 처음으로 찾았다. 6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알바매기오름에서 '평화의 길 걷기'에 나선 표명렬 대표를 만났다.

표 대표는 이름이 낯선 평화재향군인회에 대해 "재향군인회가 극우적 성향과 반자주국방적 입장을 띠고 수익사업·이권 확보에 주력한다면, 평화재향군인회는 민주적·민족적·통일적 정서를 추구하는 전역 군인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며 기존 재향군인회와의 차별성을 우선 강조했다.  표 대표는 이어 평화재향군인회의 활동과 관련 "어려운 처지의 제대 장병을 돕고, 반전 평화운동을 전개하며 일본잔재가 많은 비민주적인 군대문화 개선을 촉구하는 단체"라고 소개했다.

표 대표는 "서울 용산구에 있는 본부를 포함, 전국 시·구·군에 80여개의 지부가 있다. 회원은 약 4000명 정도"라고 덧붙인후 "이라크 파병 반대시위, 미국·영국 평화재향군인회 방문 및 교류, 여수와 순천, 임실, 강화, 구례 등 6·25 민간인 학살지 방문, 위령제 참여 등의 일을 현재 하고 있다. 주로 제대 군인을 위한 사업, 개인의 존엄성이 인정받을 수 있는 군대문화 지향, 평화 추구 등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4·3 당시 중령으로 9연대장을 맡았던 김익렬 장군의 동상 건립 추진에 대해 "사람들은 평화를 원한다. 평화의 반대는 전쟁이고 전쟁은 군인들이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군인들의 사고체계를 올바르게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한후 "민간인 학살의 초토화 작전을 반대했던 김 장군의 존재는 제주4·3에서 큰 의미가 있다. 상부의 초토화 명령을 거부, 교체됐지만 중요한 것은 고위 간부로서 당시 어떤 정신으로, 어떻게 대처했는가 하는 것이다. 오늘날 군인들이 배워야 할 부분이다"고 말했다.

표 대표는 "내년 4·3에 맞춰 제주에서 동상 제막식을 가질 계획이다. 원래는 육군사관학교에 설립하고 싶었으나 반대가 심해서 불가능할 것 같다"며 향후 제주에의 김익렬 장군 동상 건립계획을 제시했다.

표 대표는 "반전평화를 지향하는 우리 단체의 설립 특성상 제주4·3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내년 4·3에 맞춰 완공예정인 김익렬 장군 동상 건립 자료도 수집하고, 관련 기관의 협조도 구할 예정이다"고 제주 방문 목적을 밝혔다.

표 대표는 "4·3이 디딤돌이 돼 평화의 섬 제주를 만들어 가야한다. 김 장군 동상 건립도 4·3의 진실을 드러내는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다. 동상 건립 추진위원회 구성에 도내 4·3 관련 단체나 개인들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표 대표는 육사(1962·18기)·고대 정외과(1971)를 졸업하고, 육군 정훈감(1985∼87)을 역임했다. 문정임 기자 mungdang@jemin.com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