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별 공약평가-제주시갑>

공약 차별성 부족 쟁점없어
공약 실천 구체적 시기·방법 제시도 없어

제주시 갑 선거구 후보자별 공약은 차별성이 부족해 쟁점 등이 뚜렷하게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후보별 공약들이 경제 분야에 집중돼 문화·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접근과 대안 마련,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번 총선에서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을 살펴보면 차별성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강창일 후보의 위그선 운항과 현경대 후보의 국제선박거래소 유치 정도가 눈에 띌 뿐 다른 공약들은 기존 공약을 답습하거나 공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밭작물 생산 비중이 높은 서부지역에 대해선 농수축산물 물류 중심 기지, 유통 현대화, 농산물 브랜드 육성 등 비슷한 공약이 난무했다.

반면 실질적인 농가 피해가 예상되는 FTA 등 농업 개방화와 관련, 농업 분야의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은 물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거의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공통점을 드러냈다.

후보들의 공약은 추진 계획이거나 추진중인 사업에 ‘무임승차’하려는 인상도 강했다.

후보들은 제주시 구도심권 활성화를 위해 도시재생사업을 확대 추진하는 내용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구도심 재생 사업의 경우 도가 지난해 시범사업 설명회를 개최하고 주민 의견 수렴을 하는 등 사업 구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 2010년부터는 본격적인 사업이 추진될 예정인만큼 국회의원 후보자가 별도로 공약으로 제시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는 평가다.

공약이 경제 분야에 집중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발표한 의정활동 매니페스토 정책분석 결과 보고서를 보면 경제 분야 공약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분야 공약 집중은 최근 제주경제의 어려움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을 그대로 공약에 반영하는 것으로 단순 ‘표심 끌어안기’와 관계가 깊다.

이와관련 과도한 경제 부분 집중은 환경·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추진에 난항이 예상되는 공약의 경우 대안 마련 및 구체적인 실행방안 제시도 부족하다.

각 후보마다 제2공항 조기 건설 추진을 중점 공약으로 제시하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지만 추진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후보는 없었으며 정부에서 대통령 공약보다 일정을 늦출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논리나 대책을 제시한 후보는 없었다.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들이 대부분 구체적 방안 제시가 미흡하고 공약도 엇비슷해 이번 선거가 정책 대결보다는 상대 후보 흠집내기, 논평전으로 번지고 있다. 이에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유권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개인택시 운전기사 김모씨(52·제주시)는 “이번 선거만큼 쟁점이 부각되지 않은 선거도 없을 것”이라며 “비슷한 공약 등이 난무하면서 공약보다는 정당과 인맥 등으로 선거가 이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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