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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의 즐거움을 '누리다'첫 선거 참여한 결혼이민여성 란티 김혼씨
고 미 기자
입력 2008-04-09 (수) 19:38:05 | 승인 2008-04-09 (수) 19:38:05
   
 
  ▲ 처음 ‘한국인’으로 참정권을 행사하는 란티씨가 투표용지를 보이며 웃고 있다. /박민호 기자  
 
9일 제주시 노형동 제2투표소인 월랑마을회관에서 만난 란티 김 혼씨(26)는 잔뜩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해 말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고 처음 사용하는 자리가 바로 제18대 국회의원 선거. 란티씨는 “투표안내문을 받고도 실감이 안 났다”며 “설레는 만큼 두렵기도 해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어떻게 하는 건지 물어봤다”고 말했다.

란티씨는 제주 4년차. 우리나이로 5살과 4살 남매를 둔 어엿한 엄마이자 주부지만 투표는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제주에 거주한지 5년은 돼야 자치단체장이나 기초의원 선거에 참여할 수 있고 국회의원선거나 대통령선거는 ‘주민등록증’없이는 불가능하다.

베트남에서도 나이와 시기의 문제로 선거를 해보지 않았다. ‘투표할 수 있는 권리’가 생겼다며 기뻐하던 란티씨의 표정이 일순 굳어졌다. 투표소에 들어서면서 부터다. 지역 국회의원 후보를 찍는 하얀색 투표용지와 지지정당을 선택하는 연두색 투표용지를 받아들고 기표소에서 한참의 시간을 보냈다.

란티씨는 “‘사람’을 찍는 것은 알겠는데 다른 것은 잘 몰라 어려웠다”는 말로 오래 고민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사실 그랬다. 같은 날 투표를 했던 도민 중에도 지지정당도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이 낯설었던 사람이 있었을 정도였으니 처음 ‘한국인’으로 참정권을 행사하는 란티씨가 어려웠던 것은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란티씨는 “갈수록 주민등록증을 받고 투표를 하는 결혼이민여성이 늘어가는 상황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좀더 (총선 관련 정보를)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뭔가 부족한 느낌”이라며 투표 참여의 어려움을 귀띔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모의투표부터 새내기 유권자를 위한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지만 정작 ‘다문화 가정’으로 우리의 이웃의 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반증이다.

투표를 마치고 받아든 ‘투표확인증’까지, 란티씨에게는 궁금증의 연속이다.

“투표확인증을 첫 선거 기념으로 보관하겠다”는 란티씨는 “이제는 진짜 ‘한국사람’이 된 것 같다”며 발걸음 가볍게 집으로 향했다.

고 미 기자 popmee@jemin.com


고 미 기자  popmee@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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