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후보 3명 싹쓸이 국정견제 선택...MB 공약 파기 조짐·공천파동 패인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이 안정적인 과반을 확보하며 압승을 거둔 반면 제주도민들은 초경합 대결속에서도 야당 후보 모두를 선택, 국정안정보다 견제를 선택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 강창일·김우남·김재윤 후보를 당선시켰던 도민들은 이번 총선에서 야당으로 출사표를 던진 이들 후보 모두를 재선의원으로 당선시켰다.

제주시갑 선거구 통합민주당 강창일 당선자는 선거 초반부터 한나라당 공천에 반발, 무소속으로 출마한 현경대 후보와 한나라당 김동완 후보와 물고 물리는 치열한 접전을 벌여 개표 막판까지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으나 6선을 노리던 현경대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는 저력을 보였다.

통합민주당 김우남 당선자(제주시을)도 선거초반 낙승을 예상하다 한나라당 부상일 후보로부터 맹추격을 허용, 난전이 예상됐으나 갑작스런 부친상과 토론회 연기 책임론 등이 선거막판 변수로 작용하며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3선 관록의 변정일 후보를 맞아 젊은 패기로 금배지를 달았던 김재윤 당선자(서귀포시)는 이번 총선에서도 민선 서귀포시장 2회, 관선 남제주군수 1회 등을 역임한 한나라당 강상주 후보를 맞아 초반 열세를 딛고 막판 역전승에 성공, 강한 후보에 더욱 강하다는 이미지를 남기며 여의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제주지역 선거는 다른 지역과 달리 유력 후보들간 인물론을 내세운 치열한 대결로 초접전 양상이 이어졌으며, 개표가 끝날 때까지도 승부를 점칠 수 없는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

특히 4·3위원회 폐지 논란과 제2공항 건설 ‘시기상조’ 발언, 4·3 60주년 기념식 대통령 불참, 제주특별자치도 선점효과 퇴색 우려 등 이명박 정부 출범후 불거진 제주지역 홀대 분위기도 여당에서 야당으로 변한 후보들의 당선을 도운 요인으로 분석됐다.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공천 심사과정에서 불거진 중앙당의 일방적인 낙하산 공천 논란과 이에 따른 내부 분란 등도 야당 후보들의 ‘어부지리’ 힘까지 보탰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도민들은 예전 선거에서 보여졌던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평가와 달리 야당 후보 모두를 선택해 관심을 끌었다.

또 각 당 공천이 늦어지며 급조된 선거를 치르다 보니 정책대결이 실종된 채 상호간 비방이 난무하고 불법 선거도 여전, 유권자들이 후보선택에 어려움이 겪었다는 평가다.

특히 정책대결 실종 등으로 제주지역 투표율이 역대 최저인 53.5%를 기록, 아쉬움을 남겼으나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다소 위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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