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소방서 119 구조대


"화재나 익수사고가 발생한 후 5분이내에 구조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항상 5분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26일 오후 6시 제주소방서 119구조대를 찾았다. 이날 이동헌 소방장과 고종갑 강봉수 소방교, 문제철 박승찬 소방사는 어제 발생할지 모르는 화재나 사고를 대처하기 위해 항상 긴장속에서 출동대기하고 있다.
지난해 제주소방서 119구조대 출동건수는 1999건으로 하루 평균 5.4건 꼴이며, 383명의 인명을 구조했다. 또 올해도 26일까지 595건 출동해 118명을 구하는 등 생명지킴이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구조대만 15년 넘게 일한 이동헌 소방장은 "화재나 사고가 발생하면 생명을 구하기 위해 불속이나 사고현장에 깊숙이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화재현장은 유독가스로 인해 시야가 30㎝도 안되는 상황에서 손으로 일일이 더듬으며 사람을 찾는다"며 "이 때 불이 갑자기 번지거나 장애물에 부딪히기 일쑤고, 붕괴위험 등을 감수하며 인명을 구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성인이 유독가스를 마시거나 물에 빠지고 의식을 잃으면 5분내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기가 이뤄져야 생명을 구할 수 있다. 119구조대원들은 5분이라는 사투를 벌리고 있다.
이 소방장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사고현장에 도착해야 한다"며 "하지만 일부 차량들이 구조대차량에게 양보하지 않거나 심지어 끼어들어 힘든 점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현장에 빨리 가려면 신호를 위반하거나 역주행할 때도 많아 교통사고 위험이 높지만 출동과정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당시 출동대원들이 책임져야 돼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애로사항을 밝히기도 했다.
119구조대원들이 최근 가장 힘들고 인상 깊었던 일로 태풍 '나리'를 꼽았다.
문제철 대원은 "당시 소방상황실이 불통이 되는 등 요청이 빗발쳤고 강한 비바람에 도로가 잠긴 상황에서 현장에 빨리 도착해야 돼 힘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천정 가까이 가득 찬 지하에 갇힌 아주머니를 구조한 적이 있는데 당시 아주머니는 조금한 틈으로 겨우 숨을 쉬고 있었고, 물이 계속 들어와 위급한 상황이었다"며 "한치 앞도 안보이는 진흙물에 잠수하며 아주머니를 찾고 구했을 때가 보람차다"고 말했다.
고종갑 대원은  "최근 한라산 성판악에 구조요청이 들어와 출동했지만 신고자는 펑크 난 타이어를 교체해 달라고 한 적이 있다"며 "열쇠를 잃어버려 문을 열어 달라, 택시비가 없어 집까지 태워달라, 연료가 떨어져 기름을 갖고 와달라는 등 사소한 일로 구조대를 부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또 "사소한 사안으로 출동했을 때 위급한 사고가 발생하면 현장도착 시간이 지체될 수밖에 없다"며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경미한 사안은 가급적 119구조대 요청을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용현 기자 noltang@jemin.com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