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마다 체육계 수장 퇴진은 없어야"… 베이징 올림픽 '비상'

 김정길 대한체육회 회장 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이 사의 표명 사흘만에 공식 사퇴했다.

 김정길 회장은 28일 올림픽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회장직을 포함해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위원장, 대한태권도협회 회장 등 맡고 잇는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5년 2월 제35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선출됐던 김정길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
지다.

 김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이 결정은 새 정부 출범 후 지난 2개월 동안 나를 둘러싼 환경 속에서 대한체육회의 명예와 자존심을 지켜야할 조직의 수장으로서 취할 수 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며 정부와의 갈등으로 인해 사퇴하게 됐음을 밝혔다.

 이어 "행정에 공백이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에 회장 직무대행을 임명하고 가려 했으나 사임하는 회장이 직무대행을 임명하는 것은 또 한번 문화체육관광부와 갈등을 일으키는 요소를 제공하는 것이고 법률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해서 다음달 7일 열리는 긴급 이사회에서 직무대행을 결정토록 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대한체육회는 사무총장이 공석인데 이어 회장마저 공석이 됨으로서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2008 베이징올림픽 준비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됐다.

 체육회는 지난 3월5일 이사회를 통해 만장일치로 금융전문가 출신인 구안숙 전 국민은행 부행장을 사무총장 후보로 선출했으나, 문화체육관광부가 39일이 지난 후인 4월14일, 최종 승인 거부를 통보하면서 심각한 갈등을 빚어왔다.

 김 회장은 "올림픽을 목전에 둔 중요한 시점에 39일이라는 긴 시간을 허비하며 사실상 대한체육회 업무가 마비되는 상황을 초래하고도 승인 거부라는 대한체육회 88년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오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올림픽을 잘 치르고 체육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그 결과 내가 회장에 있음으로서 올림픽을 지원해야 할 정부와 불편한 관계가 지속된다면 이것이야 말로 올림픽 준비와 체육현안 해결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사퇴 결심을 굳힌 배경을 밝혔다.

 이어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체육계 수장이 어쩔 수 없이 물러나는 일은 내가 마지막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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