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거량 파악 힘들고 봉지 농약은 대부분 소각…토양·지하수 오염 우려

농약병·봉지 등 농약 폐기물의 체계적 관리가 절실하다.

특히 이들 폐기물은 독성이 강해 토양과 지하수 등을 오염시킬 수 있고 취급 부주의로 사고 발생의 우려가 있는 만큼 관리 및 감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농약 사용량은 약 8106t으로 지난 2006년 약 7502t에 비해 604t 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이 수치는 다른 지역 농약 회사를 통해 구입한 농약을 제외한 단순 추정치로 실질적 도내 농약 사용량은 이보다 휠씬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농약 사용과 관련 빈병과 농약 봉지, 비닐 등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농약병, 폐비닐 등 농약 관련 폐기물을 수집·위탁 처리하고 있는 한국환경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 2006년에 수거된 농약병은 380만개, 폐비닐 3840t이었으며 지난해에는 농약병 470만병, 폐비닐 5200t을 수거했다.

그러나 농약병 등 농약 폐기물 수거가 일부에 그치면서 많은 폐기물들이 소각되거나 버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수거되는 농약병은 단순히 마을 부녀회와 청년회가 마을 수거함 또는 마을을 돌아다니며 모은 정도에 불과하고 마을별 수거함도 부족해 농약 폐기물의 체계적 수거에는 미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가루농약 봉지의 경우 지난해 처음 수거가 시작되는 등 농약 폐기물에 대한 체계성이 부족해 '수박 겉 핡기'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따라 농약 판매·구매·수거 등 모든 과정을 파악할 수 있는 관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감귤 농사를 짓는 고모씨(33·제주시)는 "농약 폐기물을 수거한다고 하지만 많은 농가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대부분 밭에 쌓아두거나 소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환경자원공사 관계자는 "농약 폐기물이 인체에 위험한 만큼 수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미흡한 부분 등은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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