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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도 모여서 '큰 평화'된데요"[온현장] 곶자왈 작은 학교 등 11일 어린이 평화 장터 및 평화책 전시회
김동은 기자
입력 2008-05-11 (일) 18:14:56 | 승인 2008-05-11 (일) 18:14:56

   
 
   
 
자칭 장터 2년차 동현이(함덕교 선인분교 3)의 목소리에는 힘이 잔뜩 들어갔다.

동현이의 앞에 있는 것은 실컷 가지고 논 흔적이 적잖은 장난감과 연필꽂이 필통 같은 학용품이 전부. 하지만 “글씨가 잘 써 진다” “진짜 살아있는 표정이다”며 흥을 돋우는 모양새가 전문 상인 못지않다.

동현이는 “잘만 하면 용돈도 생기고 많지는 않지만 힘들게 사는 다른 나라 친구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며 “지금 내가 즐거운 것처럼 다른나라 아이들도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장터는 살아 있었다. 물건을 파는 사람도, 가격을 흥정하는 사람도 모두 활기찬 게 여느 장터와 닮았지만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11일 한라수목원 야외무대에서 열린  '2008 어린이 평화장터'는 5월의 봄빛만큼 화사한  어린이들의 웃음 소리로 가득 찼다.

곶자왈작은학교 천릿길 친구들 참여환경연대 평화인권센터 준비위원회 등 11개 단체는 지난해부터 평화장터와 평화책 전시회를 열고 어린이들의 평화 인식 향상과 분쟁지역 평화 도서관 만들기 수익금 모금 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한 차례 경험했던 아이들은 익숙하게 돗자리를 펴고 앉아 연필꽂이, 시계, 인형, 옷 등 집과 학교에서 사용했던 소중한 물건을 가지고 나와 새로운 주인 찾기에 열심이다.

목에 힘을 주며 물건을 사라고 외치는 모습도 예쁘지만 판매 이익금의 30% 이상을 수익금으로 기부, 분쟁지역 평화도서관 만들기 프로젝트에 보내는 그 마음은 더 곱다.

지난해 아이들이 장터에서 벌어들인 수익금 30만원은 동티모르 평화도서관에 보냈졌다. 얼마인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올해 모은 돈은 티베트 시각장애인학교 소리놀이터를 만드는데 쓰이게 된다.

단순히 수익금만 모으는 것은 아니다.

평화장터라는 이름처럼 이곳에서 총 같은 무기류 장난감은 팔 수도, 살 수도 없다.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에 국경 같은 장애는 있을 수 없다.  

아들 3명과 함께 장터를 찾은 이아니타씨(여․35)의 고향은 헝가리. 결혼 이민으로 한국에 왔지만 오늘처럼 뜻깊은 행사는 처음이라고 했다.

북쪽으로 슬로바키아, 북동쪽으로 우크라이나, 동쪽으로 루마니아, 남쪽으로 유고슬라비아·크로아티아, 서쪽으로 오스트리아·슬로베니아 등 7개국과 국경을 접한 헝가리는 지난 세월 국가간 분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만큼 평화에 대한 느낌도 남다르다. 이아니타씨는 "잊고 지내던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것 같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즐거워해서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번 행사에 대한 학부모들의 평가 역시 ‘만족’이다.

백승희씨(여․39)는 "매일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힘들어하던 모습이 안타까웠는데 행사에 참여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며 "일부러 가르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평화에 대한 이해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를 기획한 문용포 곶자왈 작은학교 대표교사는 "평화를 위해 일하는 개인 네트워크 '이매진피스'와 함께 이라크, 인도네시아 아체, 필리핀 민다나오, 중국 티베트 등 분쟁지역 평화도서관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미래 세대인 어린이들이 평화의 소중함을 함께 나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kdeun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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