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통보 시스템 24.3% 불과…정전되면 여전히 먹통
재난 DMB 방송 역시 시범사업 수준에 그쳐…예산 확보 절실

태풍 및 폭우 등 각종 재해·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구축된 재난 예·경보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활용되기 위해 과제가 산적하다.

특히 자동음성통보시스템 시설 보강 및 교체 사업이 일부에 그치고 있고 재난 DMB 방송 역시 시범사업 수준에 머물면서 활용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음성통보시스템은 지난 2000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해온 사업으로 재난상황이 발생했을 때 소방방재청 및 기상청에서 제공된 비상상황을 주민들에게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사업비 9억4000만원을 투입해 자동음성통보시스템 25곳을 신설하고 기존 아날로그 시스템 28곳을 디지털로 보수·교체했다.

이로서 도내 자동음성통보시스템은 기존 아날로그 방식 음성통보시스템 193곳을 포함, 신설 예정인 디지털 시스템 25곳 등 모두 218곳이 구축된다. 

도는 효과적인 통보 시스템 구축을 위해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 비상상황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으며 가청 거리를 늘리기 위해 앰프출력 역시 240W에서 고출력인 600W로 전환 중이다.

이와함께 정전을 대비해 태양력전지 방식을 채택, 정전이 발생해도 30여분동안 엠프를 통해 재난 예·경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자동음성통보시스템 보강이 일부에 그치면서 대다수 예·경보 시스템이 각종 재난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도는 오는 6월25일까지 218곳에 자동음성통보시스템 시설을 완료할 예정이지만 디지털 시스템 신설·보강은 53개(24.3%)에 불과, 정전 발생 때 사용하지 못하는 등 활용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게다가 제주시내 지역에 자동음성통보시스템이 집중 보강됐고 피해가 많지 않았던 서귀포시 지역에도 22곳에 보수가 이뤄졌지만 상습 침수 구역인 제주시 동부 지역에는 신설 및 보강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장소 선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수해 피해를 입었다는 마을이장은 "정전이 되면 마을 경보 시스템이 무용지물이 된다"이라며 "침수 다발 지역 먼저 보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와함께 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재난 DMB 방송 사업 역시 시범사업 수준에 머물면서 현실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재난 DMB 방송 사업 관계자는 "정부가 재해·재난 매체 지정을 하지 않아 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방송을 위해 소방 및 기상청의 다양한 컨텐츠 확보도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제주가 안전도시를 선언한 만큼 제주 맞춤형 재해 통보시스템을 빠른 시일내로 구축, 재해·재난 예방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도 관계자는 "예산 문제로 재난 예보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향후 3년간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 사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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