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대형교통사고 빈번…지난 23일도 차량 충돌 1명 사망 12명 중경상

   
 
  ▲ 23일 오후 궂은 날씨속에 평화로에서 중앙화단을 넘은 RV차량과 승합차량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박민호 기자 mino77@jemin.com  
 
지난 2002년 3월 개통된 평화로는 제주시와 서귀포시·중문관광단지·대정지역을 잇는 제주지역 대동맥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운전자들의 상습적인 과속운전과 안개·빙판 등 잦은 악기상, 부족한 안전시설 등으로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고 발생했다하면 대형사고

지난 23일 오후 4시8분께 제주시 애월읍 어음리 에버리스 골프장 인근 평화로에서 제주시에서 서귀포로 운행중이던 RV차량이 화단중앙분리대를 넘어서며 반대편 차선을 침범, 서귀포시에서 제주시 방면으로 주행하던 승합차와 정면충돌후 전복됐다.

이 사고로 승합차 운전자 김모씨(57·여)가 숨졌고, RV차량 운전자 강모씨(30)와 동승자 등 2명 중상에 9명이 경상을 입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경찰은 사고 당시 짙은 안개와 젖은 노면으로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중앙분리대를 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6월에도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 인근 평화로에서 제주시에서 서귀포 방면으로 운행하던 영업용 택시가 앞지르기를 시도하던 승용차에 부딪히면서 중앙분리대를 넘어 마주오던 개인택시와 정면충돌, 택시기사 등 3명이 숨지기도 했다.

지난 2006년 4월에도 평화로를 주행하던 승용차가 중앙분리대를 넘은후 맞은편에서 운행하던 덤프트럭과 충돌, 승용차 운전자와 탑승자 2명이 사망하는 등 대형사고가 매년 잇따르고 있다.

△평화로 교통사고 다발

지난해 서부소방서의 평화로 교통사고 구조구급 출동건수는 117건으로 사망 5명·중상 10명·경상 58명 등 73명의 환자를 이송했다.

평화로 교통사고 사망건수는 지난해 전체 12명의 41.7%에 이르고 있다.

사고유형을 보면 차대차 충돌사고가 77건으로 65.8%를 차지했으며, 차량전복 11건·중앙분리대 등 추돌 5건·기타 22건 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차대차 충돌사고가 많은 이유는 평화로에서 가시거리 20m미만의 짙은 안개가 자주 발생하고, 젖거나 결빙 등 노면 불안정 상태가 잦기 때문이다.

때문에 운전자들은 갑자기 속도를 줄이지 못하거나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추돌사고를 내고 있다.

특히 도로 특성상 운전자들이 시속 80㎞이상의 과속운행이 빈번한 가운데 화단형 중앙분리대 높이가 25㎝로 낮아 차량들이 분리대를 넘어 반대차선의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도 잦은 실정이다.

충돌사고 구간은 제주경마장 인근이 24건으로 구간별로 가장 많았고, 짙은 안개로 인한 충돌사고가 4건이나 발생했다. 또 운전면허 시험장과 새별오름 앞이 각 8건의 교통사고가 발생 '경마공원-운전면허시험장-새별오름 구간'에 사고가 집중되고 있다.

△철제형 가드레일 한계

평화로에서 대형교통사고가 빈번하자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전 구간의 철제 가드레일 설치와 경관 보호를 위한 화단형 중앙분리대 유지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제주도가 의견 절충 방안으로 지난해까지 사고다발지역 5개구간 7㎞의 화단중앙분리대를 철제형 가드레일로 교체했지만 여전히 중앙분리대 침범 교통사고를 막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로 중앙에 철제가드레일 2개를 나란히 설치하고, 중앙공간에 나무 등을 심는 철재 식수형 중앙분리대가 안전성 확보·경관 보호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또 평화로 사고의 주요 원인인 과속행위를 막기 위해 구간의 시작과 끝 지점에서 개별차량의 통과 시간을 측정, 평균속도를 계산하는 '평균속도 과속단속 시스템'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도로교통 전문가들은 "사고 빈번 지역에 대한 교통안전표지판 확충 및 규정속도를 준수하는 운전자 교육 강화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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