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학교 탐방 3 상산고] 학생 85%가 기숙사 생활…교실서 전교육과정 이뤄져

#한국 공교육의 모델로 발돋움

상산고(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소재· 교장 이현구)는 인재양성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2006·2007학년도 대입수능시험 2년 연속 전국 수석을 배출하는 등 현대 청운고·민족사관고·부산 해운대고 등 자립형 사립고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학교 기반시설 건립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2003학년도 이후부터는 기숙사를 증·개축하고 강의동 신관을 신축한데 이어, 여학생 전용기숙사와 체육관을 건립하는데 300여억원의 예산을 쏟아부었다.

매년 20여억원의 법인전입금을 들여 교사들의 보수와 원어민 강사, 대학교수 등 사회저명인사나 전문가들의 특별강사료 등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도 투자하고 있다.

상산고는 국어, 영어와 함께 특히 수학을 철저히 가르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홍성대 이사장 등 국내 유명 수학자들이 포진돼 상산 수학 발전을 든든히 후원하고 있다.

학생의 85% 기숙사생활을 하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아침 6시에 기상, 밤 12시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정규수업, 특강, 자율학습 모두 교실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학생·학생들의 사교육비 부담은 거의 없다. 상산고는 이 같은 학교시스템이 장차 한국 공교육의 모델이 될 것이란 자부심을 갖고 있다.

#막대한 학교운영비 부담…정부 교육정책도 우려

성산고는 그러나 국내 최고의 수업 내용, 최고의 교사진을 자랑함에도 사립고로서 넘어야 할 과제도 만만찮다.

매년 20여억원을 쏟아부어야 하는 법인전입금도 큰 부담이며, 몇 년째 인가 없이 시범 운영으로 일관하는 것도 학교 발전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수익사업 등 향후 교육수요자들에게 청사진을 제시해야 하는 상산고로선 정부가 상산고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상산고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에 대해서도 기대감보단 우려감이 컸다.

이는 이번 취재에서 만난 한국전통문화고, 전주영상미디어고도 마찬가지. 학교들은 특성화전문계고, 자립형 사립고 등 종전 학교들의 가능성과 나름의 성공이 정부의 새 교육정책으로 빛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팽배했다.

임현섭 교감은 "정부 자율형 사립고, 마이스터교 등 신설을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교감은 이명박 정부가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라는 현실성 없는 학교 추진 계획에 앞서 국내의 다양한 학교들을 제대로 분석, 평가해서 이들에 대한 지원여부를 따져보는 게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산고의 경우는 제주지역 학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문계고의 특성화와 학과개편이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아직 성공여부는 가늠키 힘들기 때문이다. 학교들의 이같은 변신에 교육수요자들은 기대반 우려반으로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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