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물가상승 직격탄 맞은 식당가
서민 생활방식까지 바꾼 ‘고물가 폭탄’

도내 식당가도 물가상승 직격탄을 맞았다. 자고 나면 오르는 식재료 가격에 어쩔 수 없이 음식가격을 인상하자,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매상도 크게 줄어 울상을 짓고 있다. 또 음식가격 상승은 직장인의 점심문화도 바꿔놨다. 단돈 500원에 메뉴를 바꾸고, 가격이 싼 식당을 찾는 직장인들이 부쩍 늘었다. 물가상승의 여파가 서민들의 생활방식까지 바꿔놓고 있다.

△물가상승에 식당가 ‘휘청’

제주시청 인근 음식점 업주 이모씨(48·여·제주시)는 최근 음식가격을 올리면서  ‘점심특선메뉴 동태매운탕 4000원’이라고 적힌 홍보현수막에서 숫자 4를 도려냈다. 가격을 5000원으로 바꿨지만 혹시나 오른 가격을 보고 손님들이 찾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 때문이다.

이씨는 “식재료 가격이 안 오른 게 없는데 어떡하냐”며 “지난 3월까지는 손님이 줄어들 것 같아 손해를 보면서도 버텼지만 당장 식당 문을 닫을 판이어서 어쩔 수 없이 음식가격을  올렸다”고 하소연했다.

인근의 국수전문점은 아예 문을 닫아 버렸다.

업주 김모씨(40)는 “골목 안쪽에 위치한 탓에 다른 국수전문점들보다 가격을 500원 싸게 팔자 손님들이 몰려 어느 정도 장사가 됐었다”며 “하지만 최근 밀가루 가격이 40% 가까이 올라 국수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볼 수밖에 없게돼 아예 문을 닫아 버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도내 식당가들이 물가상승 여파로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식재료 가격을 비롯해 배달비용, 인건비 등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음식가격을 조정했지만, 가격을 올린 만큼 손님도 줄어 이래저래 힘든 상황이다.

△단돈 500원에도 ‘눈치‘

28일 점심시간 제주시청 인근 식당가는 직장인들로 북적거렸다. 직장인 김성민씨(30·제주시)도 단골식당에 자리를 잡았지만, 메뉴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불과 몇주일 사이에 4000원하던 음식가격이 모두 4500원~5000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결국 김씨는 그나마 500원 오른 김치찌개를 주문했지만, 단돈 500원에 때문에 고민해야 상황에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또 비교적 싸다는 대학가 골목식당에도 물가상승의 여파는 비켜가지 않았다.

“물가인상으로 부득이하게 김치찌개 가격을 3500원으로 올렸습니다. 양해바랍니다.”  한라대학교 인근 음식점에 입구에 걸린 안내문이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대학생들 위해 음식가격을 올리지 않았던 대학가 식당들도 음식가격을 올리고 있다.

이 때문에 대학생들은 식당보다 싼 구내식당을 이용하거나, 아예 집에서 도시락을 싸오는 학생들이 크게 늘었다.

대학생 김민경씨(20·여·제주시)는 “등록금 상승 등으로 가뜩이나 부모님 눈치를 보는 상황에서 얼마 되지 않은 점심식사비는 큰 부담”이라며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지만 일자리가 없어 한달 한달 버티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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