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충홍.제주특별자치도의회 부의장>

   
 
   
 
특별자치도가 출범한지도 한 달 후면 2년이 된다. 참으로 기대와 희망이 컸던 특별자치도였다. 그러나 2년이 흐르고 있는 지금 특별자치도를 논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우리 도민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여기에다 새 정부 출범이후 경제정책, 복지정책, 지방분권 등 비즈니스 프랜들리로 집약되면서 중앙정부의 정책기조 마저 크게 변하고 있어서 특별자치도에 신경 쓸 겨를이 없어 보인다. 기업도시, 경제자유특구 등 제주특별자치도와 경쟁지역들은 계속해서 늘어만 가고 정부는 형평성을 이유로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특별자치도와 국제자유도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도의 정책도 많은 변화가 있어야할 것으로 판단된다.

3단계 제도개선을 비롯하여 해군기지의 민군복합항 기항지 추진, 경제 살리기, 1차 산업 육성대책에 대한 새로운 마인드를 가진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 행해지고 있는 일련의 도정의 행태를 지켜보노라면 새로운 정부정책의 변화에는 대응할 생각도 못하고 기존에 논의되다 도민들의 저항에 부딪쳐 사장된 정책들에 대해 심각한 고민 없이 다시 발표해서 여론이나 떠보자는 식으로 막 나가는 것 같다. 혁신도 아닌 혁명이라는 거창한 구호가 붙여진 '신경제혁명' 추진과 난데없는 케이블카 설치와 내국인 카지노 문제를 불쑥 던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도의회가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해 민군복합형기항지 예비타당성 조사 및 연구용역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일체의 행정절차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지만 도정은 '하자 없는 행정 절차는 계획대로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해군당국의 명분을 인정해주고 있다.

또 우리 도의회에서 5분 발언으로 제기한 "설령 절차에 하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국회의 입장을 참작하고 지역주민이나 도민의 정서를 고려해 추진일정을 신축성 있게 조정해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소통이 되지 않으면 독재가 되고 만다. 2년 전 행정구조개편을 추진했을 때 가장 우려했던 것이 바로 '제왕적 도지사의 탄생'이었음을 기억한다면 도정은 의회와 소통, 도민과의 소통에 좀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도정은 존 호머 밀스가 말한 "삶이란 우리의 인생 앞에 어떤 일이 생기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라는 명언을 새삼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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