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밤 제주시 서쪽 78㎞ 해역서 진도 4.2 발생
2004년 이후 증가세…신속한 통보 등 초기 대응책 미흡

   
 
   
 
지난 5월12일 중국 쓰촨성에서 리히터 규모 7.8의 강진으로 대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제주지역에서도 지난달 31일 주민들이 건물 등의 흔들림을 감지할 수 있는 규모 4.2의 지진이 발생, 안전지대가 아님을 확인시켰다.
특히 이번에 발생한 규모 4.2의 지진은 우리나라가 지진을 관측, 공식 발표를 시작한 지난 1978년부터 지금까지 30년간 제주도 해안 해안 100㎞ 이내의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확인, 피해예방 등 재난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도, 지진안전지대 아니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9시59분 제주시 서쪽 78㎞ 해역(북위 33.50도, 동경 126.69도)에서 발생한 진도 4.2 규모의 지진으로 제주도 전역 및 전라남도 일부 지역에서도 진동을 느꼈다.

제주시 도남동의 수선화아파트 5층에 살고 있는 안모씨(30)는 "갑자기 소형 장식장이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다"며 "혹시나 쓰러질까 싶어 붙들었을 정도"라고 말했다.

서귀포시 강정마을의 윤모씨(31)도 "세탁기를 작동하던 중 바닥이 흔들리는 진동을 느꼈다"며 "세탁기가 고장난줄 알았는데 30분후의 재난방송을 보고 그때서야 지진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기상청도 "제주 전 지역을 비롯해 전라남도 완도 일대에서도 진동을 느꼈다"고 발표할 만큼 이번 지진은 제주지역에서는 좀체로 경험하기 힘든 비교적 강진에 속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관측장비를 갖추고 지진 규모 등을 첫 발표한 지난 1978년 이후 제주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가장 강도가 높은 것은 1993년 3월 28일 제주도 서쪽 230㎞ 해역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4.5로 나타났지만, 제주 해안으로부터 100㎞ 이상 떨어진 북위 33.1도, 동경 126.9도에 진앙지가 위치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지진발생 횟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지난 2005년 6월15일 오전 7시7분께 서귀포시 서쪽 41㎞ 해역(북위 33.15, 동경 126.14)에서 발생한 규모 3.7의 지진으로 대정읍 마라도와 모슬포의 주민들은 창문이 흔들릴 정도의 진동을 감지하는 등 제주해안의 100㎞ 이내에서 발생, 당시 한 지진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컸던 것으로 기록됐다.

이어 이 지진의 영향으로 30분이 지난 오전 7시37분께도 서귀포시 서남서쪽 48㎞ 해역(북위 33도,동경 126.15)에서 규모 3.0의 여진이 발생했으나 지진계에 의해서만 감지됐다.

△신속한 통보는 한계

리히터 규모가 큰 지진이 발생하고 있지만 신속한 통보 등 초기 대응책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기상청이 지난달 31일 발생한 지진을 오후 9시59분에 소방방재청·지방자치단체로 통보한 반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일반주민에 제공하는 재난문자방송 정보는 24분가량 늦은 10시23분에 도착,  '2분 안에 통보한다'는 현행 규정도 못 지켰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 해안에서 지난 2000년 1회, 2001년 1회, 2003년 2회로 드물게 나타났던 지진은 2004년 11회, 2005년 6회, 2008년 5월31일 현재 2회 등 발생 횟수가 많아지고 있다.<박훈석 기자> <고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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