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미술평론가>

   
 
   
 
제주돌은 현무암이 주를 이루고 있다. 현무암은 화산분출시 땅 속에서 흘러나와 굳은 돌로, 비교적 공기 기포가 많아 구멍이 뚫린 것이 특징이다. 제주 돌은 한번 구워진 돌이기 때문에 육지의 흰색 화강색과 달리 검은 색을 띠고 있다. 제주의 돌은 구멍이 있어서 미생물이 잘 살기 때문에 콩난 등의 석부작 분재에 인기가 있다.

또한 제주돌은 수목, 꽃, 물 등 자연과 잘 어울리고 육지에서 볼 수 없는 희귀성이 있어, 정원 조경용으로 무척 선호하고 있다. 제주돌로 만든 동자석 또한 오래전부터 도굴의 역사가 진행되었다. 생긴 것이 야물차기도 하고 귀엽기도 그지없어 장식미술품으로는 제격이라 찾는 사람이 많은 까닭이다. 수요가 많고 공급이 적다보니 이름깨나 있는 사람마저 인사동에서 기당 200만원씩 동자석을 거래하는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

이렇듯 제주돌과 동자석이 정원조경과 장식용으로 인기가 많다보니 화물을 위장하여 육지로 밀반출하는 사례가 계속 늘어가고 있지만, 이에 따른 단속은 아직도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화물차 출입차량은 안면이 있는 관계일수록 쉽게 통과되며, 그 내용물을 구두로 묻는 정도에 그친다. 몇 년 전에도 동자석 도굴차량을 검문하여 도굴범을 체포한 적이 있었으나, 그때도 화물의 용적보다 무게 때문에 비실거리는 차량을 육안으로 의심한 때문이었다.

현재의 항만 화물 출입 검색은 전문 단속인원이 부족하고, 레이저를 이용한 과학적인 단속 장비가 없다보니, 오로지 육안 식별이나 제보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화물차량에 제주돌이나 동자석이 실려 있다고 의심이 가더라도, 선박 출항 시간이 긴박하여 화물차를 풀어 헤쳐 단속할 수도 없고, 설령 단속을 벌였을 때 단속에 대한 책임이 많다보니 소신 있게 단속을 펼치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근본적으로 제주돌과 동자석의 밀반출은 허술한 항만출입관리시스템 때문에 방치되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제 당장 제주돌과 동자석 밀반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 단속 방법 또한 원시적인 육안 식별이 아니라, 첨단 화물감시용 레이저 투시장비를 구비하여 귀중한 제주자연유산 제주돌과 제주의 문화유산 동자석 밀반출을 하루빨리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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