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께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이 부족했다"

지난달 22일 취임 87일 만에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인 이명박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 스스로 국민과의 '소통 부재'를 사과한 것이다.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한 이 대통령이 16일 제주를 찾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8차 아셈(ASEM) 재무장관회의 개회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자리를 제주도청으로 옮겨 제주현안에 대한 업무보고와 '제주발전전략 토론회'를 경청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후 첫 제주 방문이라는 점과 제2공항 건설 등 지역현안에 대한 정부의 지원에 목말라하는 제주도로서는 이번 방문에 거는 기대가 남달랐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청와대는 이날 제주행사 취재를 극도로 제한, '소통'은 버린 채 '불통'을 택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제주행사를 취재할 제주지역 언론 취재단 규모를 6명으로 제한하더니 제주도청에서 열린 제주현안 업무보고도 기자 2명에게만 취재를 허용했다.

그러나 업무보고와 토론회에 참석했던 2명의 취재기자마저 대통령의 모두발언이 끝나자 청와대측은 취재를 제한, 비공개로 업무보고와 토론회를 진행했다.

물론 제주도가 이날 오후 대통령 제주방문 결과를 요약, 브리핑했지만 현장의 분위기를 도민들에게 생생하게 전하고 대통령과 도민과의 소통을 책임져야 할 취재기자로서는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명박 정부 출범후 '소통'이란 외침에 촛불을 든 '불통'이란 메아리가 퍼지는 이유를 이제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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