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시민·사회단체 도청 인근서 피켓시위 등 저항
경찰 가용병력 최대 동원 통제…크고 작은 충돌도 발생

이명박 대통령이 방문한 가운데 도민들은 산별적으로 시위를 펼치며 이명박 정부의 국민무시와 도민홀대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토로했다. 특히 경찰이 가용인원을 동원해 대통령 방문지 주변을 통제하면서 크고 작은 충돌이 잇따랐다.

△대통령의 제주홀대와 도민대화 단절 비난
도내 35개 단체가 참가한 '이명박 정권 심판 제주도민 비상시국 회의(이하 도민비상회의)'는 16일 오전 11시 제주도청 인근 신제주로터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제주는 이명박 정권 출범으로 가장 먼저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도민비상회의는 "4.3위원회 폐지는 없다던 약속을 취임직후 뒤집었고, 국민 삶의 기본이 되는 교육과 의료시장화 정책 등 국민의 삶을 파탄내는 민감한 정책을 제주에서 실험하려한다"고 지적했다.

도민비상회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 △한미 FTA 즉각 중단 △4·3위원회 폐지 시도 철회 △제주해군기지 건설 철회 △대운하 건설계획 백지화 △영리학교-교육시장화 정책 철회 △ 전기 가스 등 공공부문 민영화-사유화 즉각 중단 △영리병원-의료민영화 추진 중단 등을 요구했다.

도민비상회의는 기자회견 후 광화문 도로에 컨테이너 장벽을 설치한 것을 빗대 플라스틱 상자를 이용해 가로 4m 높이 1.5m 크기의 '명박산성'을 쌓은 후  '해군기지 반대' 등 7대 의제를 붙여 무너뜨리는 퍼포먼스를 펼치는 것으로 MB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현했다.

△곳곳서 산별시위 크고 작은 충돌 발생
서귀포시 강정동 마을대표 6~7명은 이날 오전 9시 40분께 제주시 신제주로터리 인근에서 해군기지 반대 피켓 시위를 시도했지만 경찰의 저지로 양측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또 민주노총 제주지역본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경찰과 경호 관계자와 대통령과 면담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양측간 몸싸움 벌어지는 등 도청주변은 긴장감이 팽배했다.

도민비상회의 회원 등 30여명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 제주도당 당원의 티타임 장소인 제주그랜드호텔 주변에서 20여m 간격으로 피켓시위를 했고, 경찰은 시위자 1명마다 5~6명의 대원을 투입해 가로막으며 대치했다.

회원들은 경찰이 호텔 정문을 버스로 가로막은 사이 대통령이 후문을 통해 빠져나오자 경호 차량을 뒤쫓아 시위를 했고, 경찰이 이들을 막으면서 양측간 격렬한 몸싸움이 이어졌다.

특히 양측간 대치상황에서 경찰과 대통령 경호원측에서 누군가가 도민비상회의를 향해 욕설을 하자 회원들은 "욕을 한 사람이 누구냐. 도민의 뜻이 모욕당했다"며 또 다시 충돌, 긴박한 상황까지 이르렀지만 다행히 큰 불상사는 없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