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대책본부 홈페이지 '개점휴업'
강수 정보 제공 안되고 게시물 관리도 안돼

지난 태풍 나리 이후 재난관리시스템을 근본부터 바꾸겠다던 제주특별자치도의 계획이 기후 변화 속도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화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겨우 나흘 일찍 장마가 시작됐지만 제주도와 제주시·서귀포시에 구축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모양만 갖췄을 뿐 홈페이지 등을 통한 정보가 빈약, 빈축을 사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3월 3일 도소방방재본부를 소방본부로 개편하고, 도시건설방재국(치수방재과 하천관리담당·재해상황담당)이 치수방재업무를 맡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효과적인 하천관리와 신속한 복구 작업 등에 정책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와 달리 내난 관리 이원화라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운영중인 재난안전종합상황실은 이전 비용 등의 문제로 도소방본부 건물 안에 남아있는 상태. 그동안 소방본부에서 관리하던 재난 정보 안내 등의 업무는 재난안전대책본부로 이관됐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 재난안전대책본부 홈페이지의 강수량 정보는 강우량관측시스템 개편 작업 등으로 내달 7일까지는 정보 제공이 여의치 않은 상태다.

도를 대신해 강수량 정보를 제공하던 제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 홈페이지 역시 현재 시스템 정비 작업 등을 접속 등이 어려운데다 서귀포시 재난안전대책본부 홈페이지는 '2007년 2월 1일'상황을 최근 정보로 안내하고 있다.

'재해에 관한 중요한 소식을 제공한다'는 재해 게시판 최근 게시물은 대부분 '은행권 신용대출' 등 재해와 무관한 것들인데다 재난안전관리본부 홈페이지에 대한 홍보 역시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재난관리에 대한 의지 부족이란 지적도 낳고 있다.

예년에 비해 나아졌다는 재난문자·방송 서비스 역시 소방방재청의 승인을 받는 절차를 거치면서 편차를 보이는 등 주민 불안을 키우고 있다.

도 재난안전대책본부가 '17일 제주시 동부지역 호우경보 발효, 상습 침수 및 위험 지역 대피, 외출 자제'등의 내용으로 발송한 재난문자방송은 제주지방기상청이 호우주의보를 호우경보로 대치한다는 발표를 한지 꼬박 30분만에야 지역 주민들에게 도착했다.

호우주의보나 강풍주의보가 발효된 이후 대비 요령을 알리고, 지역에서 확인된 피해 상황을 수합하는 것으로 '재난안전관리'를 하는 것은 사실상 뒷북 대응을 하겠다는 것일 뿐 사전관리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재난안전대책본부와 소방본부가 함께 '긴급 대응'에 나서는 등 업무분장마저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업무 분장을 한다고는 했는데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움직인다고 보면 된다"며 "장마 시작부터 이런 모습이면 정작 큰 재해가 발생했을 때는 어떻게 될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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