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업계 고유가 직격탄 휴가철 불구 예약 급감
재래 시장 손님 발길 절반 뚝‘IMF보다 더 어려워’

서민들의 지갑이 꽉 닫혔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고유가 여파와 정부의 고환율 정책 등으로 물가가 계속 치솟자 생활이 불안하기만 한 서민들은 지갑을 열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대목 앞둔 관광업계 고유가 직격탄

여름 대목을 맞은 여행업계에 미친 고유가 파장은 상상 이상이다.

세미나나 학회 유치 등이 활발해지면서 도내 특급호텔의 예약률은 지난해 수준을 넘어서는 등 표정관리를 하고 있는 반면 여행사나 일반 민박·펜션 등은 “어렵다”는 하소연을 하고 있다.

도내 여행사들의 여름 성수기 예약률은 지난해 보다 10%넘게 감소하는 등 경영난을 우려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미미’한 정도가 아니라 ‘거의 없다’며 고유가에 이은 물가 인상 여파로 가장 먼저 줄어든 여가 관련 씀씀이를 반영했다.

여기에 7월부터 항공요금에 유류할증료가 부가될 예정에 있으면서 ‘추가 비용’관리가 발등의 불로 떨어진 상태다.

상품 판매때부터 ‘추가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고지를 했지만 만약을 대비해 예약고객에게 일일이 상황 설명을 하는 것은 기본. 일부에서는 9~10월 수학여행단 항공권까지 미리 구입할 것을 권유하는 등 비용 절감에 애를 먹고 있다.

관광업계는 특히 고유가로 관광비용 인상요인이 늘어나는 것 보다 전반적인 ‘여행심리 위축’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7·8월 가족단위 관광객들에 적잖은 기대를 걸고 있기는 하지만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기름값 부담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여행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판에 항공 좌석난까지 겪어야 하는 제주 여행이 매리트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장맛비 주룩주룩…무더위 예고 “못살겠다”

대형유통매장 매출이 쌀과 부식 등 식재료로 쏠리는 등 서민 모두가 가계부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재래시장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경기침체로 물건을 사가는 소비자들이 크게 줄어든 데다 오락가락하는 장맛비에 예년에 비해 더 더울 것으로 예고된 여름은 생각만으로도 몸서리가 처진다.

무엇보다 6월부터 밤12시까지 영업시간을 연장하는가 하면 잇딴 특판 행사 등 매출 확대를 위한 승부수를 던진 대형유통매장에 밀리면서 재래시장을 찾는 발길이 뚝 줄었다.

더욱이 7월부터 LPG(액화천연가스), 음료수, 빙과류, 맥주 등을 비롯한 각종 생필품들의 가격 인상이 예고돼 있어 꽁꽁 얼어붙은 서민들의 소비심리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상인들은 “가게문을 열고 있는 것만큼 손해”라고 토로하고 있다.

재래시장에서만 20년 넘게 버텨왔다는 한 상인은 “일기예보도 신통치 못하고 혹시나 물건을 내놨다 못쓰게 될까 노심초사한 것이 벌써 며칠 째인지 모르겠다”며 “장마가 끝나고 더워지면 손님이 더 없을 텐데 차라리 장사를 접을까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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