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리 지난 7일 이후 일주일 넘게 30도 웃도는 무더위 ‘폭염특보’대상 아니다

가시리 지난 7일 이후 일주일 넘게 30도 웃도는 무더위 ‘폭염특보’대상 아니다
12·13일 제주·서귀포 지역 열대야 현상…지역별 기후 특성 반영해야

“날씨가 이렇게 무더운데 ‘폭염’이 아니라니요”

여름이면 ‘낮 최고 기온’으로 단골 명소(?)가 되고 있는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지역에는 최근 한낮에 주민을 찾아보기 힘들다.

제주시 낮 최고기온은 올들어 처음으로 30도를 넘은 지난 6일 이후 가시리는 지금까지 낮 최고기온이 30도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

7일 33도에 이어 8일 33.1도, 9일에는 33.8도까지 올라갔다. 10일 32.6도·11일 31.4도·12일 30.2도 등 기세 등등한 더위가 꼬박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사람이며 가축 등 모두 벌써부터 진이 빠졌다.

‘살인폭염’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이지만 올해 처음 시행에 들어간 ‘폭염특보제’는 감감 무소식이다.

장마 세력이 약해진 지난 5일 이후 갑작스레 더위가 시작되면서 체감기온은 30도를 훨씬 웃돌고 있는 상황. 여기에 지난 12일 제주지역에 첫 열대야가 발생하는 등 쉽지 않을 여름 나기를 예고했다.

제주지방기상청 관측 자료에 따르면 12일 제주 일 최저기온은 25.0도, 서귀포는 26.3도를 기록,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13일 역시 제주시 25.5도·서귀포시 26.2도로 이틀째 열대야를 치렀다.

하지만 기상청의 공식적인 기상관측 자료와 실제 도민들이 체감하는 기온 사이에 편차가 발생, ‘폭염특보제’에 대한 불신만 키우고 있다.

폭염특보제는 무더위로부터 국민들의 건강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매년 6~9월 4개월간 시행된다.

기온과 습도를 기준으로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이고 하루 열지수가 32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경보’는 하루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이며 하루 열지수가 41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제주는 기온과 습도를 모두 측정할 수 있는 정밀 자동기상관측장비(ASOS)가  등이 갖춰진 기상관서를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하면서 도심이나 가시리 등 중산간 지역에서 체감하는 더위와 큰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계속된 7일 제주 기상관서의 낮 최고기온은 27.8도였던데 반해 가시리 지역은 33도를 기록하는 등 6도 가까이 차이가 났다.

‘해풍의 영향을 받았다’는 부연설명이 따라붙기는 했지만 해안에 가까운 기상관서의 최고기온은 도심에서 체감하는 무더위와도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지역에 폭염특보를 내리기 위해서는 도내에 설치된 무인기상관측장비(AWS) 중 절반 이상의 낮 최고 기온이 33도가 넘어서야 가능하다.

10일 한림을 비롯한 제주도내 9개 관측지점의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어섰고, 11일도 유수암 등 7개 지역의 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가볍게 넘겼지만 폭염특보는 발령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제주시 도심 등에 ASOS를 설치하는 등의 방안이 절실하지만 장비 비용만 5000만원이 넘어서는 등 비용 문제 외에도 이를 운용할 전문인력, 부지 확보 등 해결해야할 문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제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시스템으로 제주에 한정해 지역별로 세분화된 기상서비스는 어렵다”며 “대부분 기상예보나 특보가 대도시 중심으로 운영되고 특보 발령 기준 등을 감안할 때 가시리 등 특정 지역에 대해 폭염특보를 내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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