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권 해양성 기후 특성 일교차 작은 대신 일 최저 기온 높게 나타날 듯

아열대권 해양성 기후 특성 일교차 작은 대신 일 최저 기온 높게 나타날 듯
무더위는 대기 중 ‘습도’때문…8월 예년과 비슷한 더위 예보 ‘못믿겠다‘불만

올 여름 제주도는 폭염보다 ‘열대야’가 더 잦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불쾌지수까지 덩달아 올라 누구든 불쾌감을 느끼는 정도의 ‘전원 불쾌’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기상청이 7월 하순부터 내달 중순까지 ‘평년과 비슷한 수준의 더위를 보일 것’이라는 1개월 예보를 내놓는 등 예보 신뢰도가 도마에 올랐다.

제주지방기상청은 14일 기상청 자료를 기초로 이달 21일부터 내달 20일까지 1개월 예보를 발표했다. 예보에 따르면 8월 상순 평년보다 다소 높은 기온이 보이겠지만 대체적으로 평년과 비슷한 무더위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평년 수준의 무더위는 일 평균 기온 20~27도 수준. 13일 제주 지역 일평균 기온이 27.8도를 기록했고, 지난해보다 일주일 일찍 열대야가 시작된 상황을 감안하면 쉽게 믿기 어렵다.

지난 12일 제주시(26.1도)와 서귀포시(26.5), 성산(25.7도)의 일 최저기온이 열대야 기준인 25도를 넘어서며 열대야 시작을 알린 데 이어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14일까지 3일째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해 첫 열대야가 7월 19일 서귀포시 지역 25.1도였던 점을 감안하면 올 여름밤은 유난히 길고 더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제주특별자치도가 여름철 아열대권에 속하는 해양성 기후지역으로 최저·최고기온간 일교차가 크지 않는 대신 최저기온이 다른 내륙 지역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등 열대야 일수는 상대적으로 많고 폭염 일수는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불쾌지수를 끌어올리는 무더위는 일 최고기온이 높아서가 아니라 대기 중 습도가 높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달 말 예보한 1개월 예보의 평균 기온과 실제 기온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기상예보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일상생활에 불편을 끼칠 정도로 빗나간 예보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주부 김원신(32)씨는 “예년 수준이란 기상청 예보만 믿고 에어컨 구입 계획을 미뤘다가 주말에 부랴부랴 설치하느라 애를 먹었다”며 “예측 불가능한 자연 현상 탓에 기상예보가 빗나갈 수는 있지만 일상 생활 계획을 세울 정도는 돼야지 않냐”고 말했다.

한편 현재 장마전선은 북태평양 고기압에 밀려 북쪽으로 이동한 상태. 16일쯤 장마전선이 발달해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5㎜안팎의 비만 일부 지방에서 잠깐 흩뿌리는 수준으로 세력이 약해 무더위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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