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공사 실내 27도 유지…관광객, 상주직원 불만·민원 속출
여객터미널도 마찬가지…제주관광 첫인상 훼손 우려 개선 절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제주공항 실내온도가 이게 뭡니까. 너무 더워서 짜증이 나네요."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가 정부의 공공부문 에너지 절약 시책에 따라 공항의 실내온도를 높이면서 관광객과 상주기관 직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공항공사는 9일부터 실내 온도를 27도를 유지하기 위해 기존보다 1도씩을 올려 사무실지역은 26.3~28도, 대합실 지역은 25.3~27.3도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또 오전과 오후에 30분씩 1시간동안 냉방장비 가동을 단축시켰다.

그러나 하루에 10여명의 이용객들이 공항 안내데스크에 '실내가 너무 덥다'고 불편신고를 하고, 공항 홈페이지에도 이같은 글이 게재되는 등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공항 국내선 여객터미널 시설규모는 4만4747㎡로 연간 1010만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지난해 이용객은 1089만명으로 8%(79만명)가 초과되는 등 항상 사람들로 밀집되고 있다. 또 공항 실내 이동거리가 길어 이용객의 체감온도도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오는 18일부터 여름 성수기에 돌입하면 관광객이 몰리며 공항내 실내온도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어 제주관문 이미지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관광객 차진희씨(45·여·서울시)는 "비행기에서 내리고 1층 도착 대합실까지 이동하는 데 너무 더워 짜증이 낳다"며 "공항이용료를 받으면서 불쾌감을 주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도내 여행사 관계자도 "공항은 물론 제주여객선터미널의 실내도 무더워 관광객들이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짜증스런 표정을 짓는다"며 "제주관광인들이 서비스 품질 높이기에 주력해도 관광객들에게 제주의 관문인 공항과 항만에서 부터 안좋은 인상을 갖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제주국제공항과 여객선터미널은 일반 공공기관과 달리 관광객·외국인·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기관으로 이같은 특수성을 감안해 실내온도를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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